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모방한 위조 제품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된 가품이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세계 각국으로 유통되는 데다 정품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방 수법도 정교해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달 루마니아 티미쇼아라 공항 세관에서 자사 브랜드 메디큐브의 'PDRN 핑크 콜라겐 캡슐크림' 위조 의심 제품 100여점이 압류된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제품은 용기와 디자인 등이 정품과 매우 유사해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뷰티 가품은 그동안 중국과 홍콩, 대만,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발견됐지만 최근 유럽에서도 적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K-뷰티 수요가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위조품 유통 지역도 함께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품의 주요 생산·유통 거점으로는 중국이 꼽힌다. 지난달 초 중국 광저우시 백운구 공안국과 시장감독관리국의 합동 단속에서는 메디큐브 6개 품목의 모방품 6000여개가 압수됐다. 현장에서는 스킨1004·아렌시아 등 다른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위조 제품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판매자가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에 제3자 계정을 개설한 뒤 공식 판매처의 제품 사진과 설명을 가져와 정품 판매점처럼 꾸미고, 주문이 들어오면 위조품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해외 온라인에서 차단된 K-브랜드 위조 화장품은 2023년 1만6774건에서 지난해 3만6116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관세청이 지난해 통관 단계에서 적발한 K-브랜드 위조물품 11만7005점 가운데 화장품은 4만1903점(35.9%)으로 가장 많았다. 발송국 기준 중국산 비중은 97.7%에 달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제조돼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가품은 개별 기업이나 국내 행정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해외 세관과 수사기관, 온라인 플랫폼이 함께 참여하는 실효성 있는 국제 공조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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