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값 반등에도 글로벌 투자 9% 감소…韓 정책금융, 공급망 다변화 마중물 될까

  • 알루미늄·구리·주석 가격 1년여 만에 33% 상승

  • 글로벌 핵심광물 투자는 9% 줄며 증가세 꺾여

  • 33종 중 30종 전량 수입…17종은 특정국 편중

  • 국민성장펀드 전 주기 지원…위험 분담이 관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핵심광물 및 가공 원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리튬과 구리 등 핵심광물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신규 광산과 정·제련 시설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간기업이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사업에 선뜻 나서기 어려워진 탓이다.

핵심광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정책금융을 통해 민간의 투자 위험을 실질적으로 낮추고 대체 공급망 확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핵심광물 전망 2026'에 따르면 핵심광물 가격은 공급 여건이 빠듯해지면서 지난해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요 생산국의 수출규제도 가격 상승 폭을 키웠다.

실제 알루미늄과 구리, 주석 등 비철금속 가격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33% 올랐다. 2023∼2024년 약세를 보였던 배터리 원료 가격도 반등했다. 리튬 가격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으로 2배 이상 올랐고 코발트 가격도 콩고민주공화국의 수출 제한 여파로 약 130%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세계 핵심광물 투자는 전년보다 9% 감소해 수년간 이어진 투자 증가세가 꺾였다. IEA는 가격 변동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투자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핵심광물 사업은 탐사부터 생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대규모 자금도 필요하다. 사업을 추진하는 동안 광물 가격이 급락하면 경제성이 떨어지고 자원보유국이 수출이나 생산을 통제할 경우 투자금 회수도 어려워질 수 있다. 민간기업이 단독으로 이 같은 위험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신규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핵심광물 정제 공급은 이미 일부 국가에 더욱 집중되고 있다. IEA에 따르면 2023~2025년 세계 주요 에너지 광물의 정제 공급 증가분 가운데 75% 이상을 인도네시아와 중국이 차지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중국은 나머지 대부분의 주요 광물에서 공급 증가를 주도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핵심광물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해 이 같은 공급 집중에 더욱 취약하다는 점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 33종 가운데 30종의 수입 의존도는 100%다. 특정 국가로부터 들여오는 비중이 50%를 넘는 광물도 17종이다. 글로벌 투자가 위축돼 신규 광산과 대체 공급처 개발이 지연되면 국내 공급망의 특정국 편중을 해소하기도 어려워진다.

이에 정부는 정책금융을 앞세워 민간 투자를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핵심광물 공급망 투자지원 간담회를 열고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해외자원 확보부터 국내 정·제련, 소재가공, 재자원화까지 공급망 전 주기가 대상이다.

하지만 관건은 기업이 실제 투자 시점에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조달할 수 있느냐다. 해외 광산 개발과 지분 인수는 가격 변동과 정치적 위험이 큰 만큼 일반적인 융자·보증만으로는 민간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 대상과 규모뿐 아니라 정부와 민간의 위험 분담 방식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천구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정부의 지원책과 로드맵은 마련돼 있지만 기업이 해외 광산이나 제련시설에 투자하는 단계에서 실제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연구개발보다 자원 확보에 필요한 정책금융과 자원외교에 우선순위를 두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선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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