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에어컨 돌리다 활활…실외기 '이상 소음' 넘기지 마세요

  • 칠곡 공장·서울 아파트서 이틀 연속 화재

  • 환기창 열고 주변 가연물 치워야…이상 소음·탄 냄새는 실외기 이상 신호

칠곡 공장 화재 현장 사진경북소방본부
칠곡 공장 화재 현장 [사진=경북소방본부]

폭염 속 에어컨 가동이 늘면서 실외기 관련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28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27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아파트 11층 에어컨 실외기실에서 불이 났다.

불길은 아파트 외벽을 타고 위쪽으로 번졌으며 약 30분 만에 진화됐다. 주민 40여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소방당국은 실외기와 관련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하루 전인 지난 26일에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 낙산리의 한 공장에서 불이 났다.

당시 소방당국에는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나 건물 쪽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약 1시간 뒤인 오후 5시 44분께 큰 불길을 잡았고, 굴착기 등을 동원해 오후 9시 24분께 완전히 진화했다.

이 불로 약 250평 규모의 철골조 창고 1동이 전소되고 지게차 1대와 공장 집기 등이 불에 탔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실외기에서 실제로 불이 시작됐는지 등 정확한 발화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실외기 관련 화재는 앞서 서울의 다른 아파트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23일 성동구 옥수동의 한 아파트에서 에어컨 실외기에 불이 나 주민 20여명이 대피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건물 외부에 설치된 실외기에서 불이 시작돼 실외기 5대가 모두 탔다. 당시 재산 피해는 약 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에어컨 등 냉방기기 화재는 2100여건에 달한다. 화재로 1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재산 피해액은 141억원을 넘어섰다.

화재 장소는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원인별로는 접촉 불량과 전선 손상, 절연 열화 등 전기적 요인이 약 80%에 달했다.

실외기는 에어컨 내부에서 흡수한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장치다. 하지만 실외기 주변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실외기실 환기창을 닫아두면 뜨거운 공기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내부에 열이 축적될 수 있다.

전선과 연결 단자에 먼지가 쌓인 상태에서 장시간 전류가 흐르면 스파크가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오래되거나 피복이 손상된 전선, 느슨해진 연결 단자도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실외기에서 평소보다 큰 진동이나 낯선 소음이 발생하거나 타는 냄새, 연기, 녹은 흔적 등이 발견되면 사용을 계속해선 안 된다. 전원을 차단한 뒤 점검을 받아야 하며 연기나 불꽃이 보이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화재를 예방하려면 실외기실 환기창을 완전히 열어 열기가 빠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실외기 주변에 종이상자와 비닐, 쓰레기 등 불에 타기 쉬운 물건을 두지 않고 먼지와 낙엽도 정기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실외기와 벽 사이에는 열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충분한 간격을 확보해야 한다. 여러 전기제품을 하나의 멀티탭에 연결하기보다 에어컨 전용 단일 콘센트를 사용하고, 전선이 눌리거나 벗겨진 곳은 없는지 주기적으로 살펴야 한다.

경북소방본부는 강한 열기와 진동, 이상 소음, 타는 냄새와 연기 등을 실외기 화재의 전조 증상으로 제시했다. 실외기를 통풍이 잘되는 장소에 설치하고 벽과 10㎝ 이상 간격을 두는 한편 주변 가연물을 제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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