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사는 21일 서울에서 한·인도미래협회가 개최한 포럼에서 "인도 조선 미션에 우리가 중요한 파트너로 참여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봉길 전 주인도대사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인도미래협회가 주최한 이날 포럼은 인도의 정치·경제 환경과 양국 경제협력의 향후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이 대사는 인도가 그동안 반도체 산업 육성에 집중해왔지만 최근에는 조선업을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는 긴 해안선과 막대한 수출입 물동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형 컨테이너선을 자체 건조할 역량은 아직 부족하다"며 "이를 바꾸기 위해 2047년을 목표로 국가 차원의 조선 미션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인도가 이 과정에서 한국을 가장 유력한 협력국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는 이를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판단해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며 "다행히 한국 기업들도 조선 분야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조선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한·인도 협력의 시그니처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이는 삼성, LG, 현대차, 기아 등이 이끌었던 1990년대 1차 대인도 투자에 이어 제2의 한국 기업 투자 물결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그런 시그니처 프로젝트가 만들어지면 한국과 인도가 전략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상징이 될 것"이라며 "인도를 어렵게만 바라보던 국내 중소·중견기업에도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향후 양국 협력이 조선을 넘어 2차전지와 전략 제조업 등 인도의 산업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분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 입장에서 한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적·전략적 투자"라며 "이러한 투자가 공급망으로 연결되고 한국이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는다면 일본이나 미국 못지않은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양국은 대형 조선 클러스터 개발과 조선소 건설, 해양 전문인력 양성, 항만 인프라 구축, 기자재 공급망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도는 '해양 암릿 칼 비전(Maritime Amrit Kaal Vision) 2047'을 통해 2047년까지 세계적인 조선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초기 핵심 사업으로는 타밀나두주 투투쿠디 지역의 친환경 대형 조선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며 HD한국조선해양의 참여가 거론되고 있다.
이 대사는 이날 강연에서 인도의 부상을 한국 외교가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가장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는 "2026년 현재 한국은 인도 입장에서 세컨드 티어(second tier)에 속한다"며 "한국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은 커졌지만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주요국, 일본,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등이 여전히 톱티어(top tier)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20년 동안 한국이 인도의 '비크시트 바라트(Viksit Bharat) 2047' 국가 비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동참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전략적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며 "인도가 선진국으로 가는 여정에 얼마나 함께하느냐에 따라 한국도 톱티어 국가로 올라설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부터 2047년까지 이어질 20년은 인도가 한국을 전략적으로 필요로 하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고 집요하며 전략적으로 인도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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