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10명 중 6명은 최근 개정된 일본 왕실 규정인 황실전범(皇室典範)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일왕 즉위를 계속 인정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62%가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반면 2차대전 후 왕실을 떠난 옛 왕족 가문의 남성을 왕족의 양자로 받아들이고, 그에게서 태어난 아들에게 왕위 계승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에는 찬반이 팽팽하게 맞섰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8~19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보도했다. 황실전범은 일본 왕실의 구성과 왕위 계승 방식을 정한 법률이다. 조사에서 이번 개정이 국민의 이해를 얻었다는 응답은 24%에 그친 반면, 이해를 얻지 못했다는 응답은 60%에 달했다.
앞서 일본 참의원(상원)은 17일 본회의에서 황실전범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국회 절차를 마쳤다. 황실전범 개정안에는 여성 왕족의 결혼 후 왕실 이탈 조항이 삭제됐다. 기존 황실전범에서는 여성 왕족이 일반인 남성과 결혼하면 왕실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에서도 여성의 일왕 즉위는 인정되지 않은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이를 납득할 수 있다는 응답은 29%에 그쳤고,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은 62%였다.
2차대전 후 왕실을 떠난 옛 왕족 가문의 남성을 왕족의 양자로 받아들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납득할 수 있다는 응답은 42%,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은 43%였다. 양자로 왕족이 된 남성에게서 태어난 아들에게 왕위 계승 자격을 주는 데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다는 응답이 43%,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45%로 찬반이 엇갈렸다.
한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지지율은 53%로 지난달 60%에서 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내각 출범 이후 60%대를 유지하다가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27%에서 35%로 8%포인트 상승했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는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87%로 여전히 높았다. 반면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층에서는 지지한다는 응답이 36%에 그쳤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2%였다. 무당파층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지지한다는 응답을 웃돈 것은 처음이다.
황실전범 개정이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했다고 답한 응답층에서는 내각을 지지한다는 답변이 42%로 전체 지지율보다 11%포인트 낮았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9%였다. 아사히신문은 황실전범 개정이 내각 지지 여부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지지율 하락의 배경에는 고물가 대책과 정책 추진 방식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다카이치 총리의 고물가 대책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7%로, 평가한다는 응답 29%를 크게 웃돌았다. 정권의 정책 추진 방식이 세심하지 않다는 응답도 46%로, 세심하다는 응답(38%)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로 생성한 유·무선 전화번호로 조사원이 전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효 응답은 유선전화 397명과 휴대전화 669명 등 총 1066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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