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변동성완화장치(VI) 발동 횟수가 지난해 연간 규모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5~10%씩 오르내리는 급등락 장세가 이어지면서 개별 종목의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VI 발동도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VI 발동 횟수는 총 7만61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발동 건수(5만5875건)보다 2만237건(36.2%) 많은 수준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크게 웃돌면서 올해 VI 발동 건수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월별로는 6월이 2만125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월 1만1965건, 5월 1만997건, 7월(1~16일) 1만363건, 4월 8220건, 1월 6902건, 2월 6408건 순이었다. 특히 7월은 12거래일 만에 이미 1만건을 넘어섰다.
VI 급증의 배경에는 올해 증시의 이례적인 변동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는 올해 들어 하루 등락률이 5%를 넘은 거래일이 28차례에 달했다. 최근 들어 변동성은 더욱 확대됐다. 이달 들어서도 2일(-7.89%), 3일(5.76%), 7일(-4.91%), 8일(-5.35%), 10일(2.52%), 13일(-8.95%), 15일(6.24%), 16일(-6.37%) 등 하루 만에 지수가 수백 포인트씩 움직이는 장세가 이어졌다.
VI는 개별 종목의 가격이 단시간에 일정 수준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하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과도한 가격 변동을 완화하는 장치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발동 횟수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대형주의 급등락, 레버리지 투자 확대, 투자심리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개별 종목의 가격 변동 폭이 커졌고 이 같은 흐름이 VI 발동 급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의 변동성도 두드러졌다. 올해 코스닥시장 VI 발동은 6만1403건으로 전체의 80.7%를 차지했다. 지난해 역시 코스닥은 4만3943건, 코스피는 1만1932건으로 코스닥 VI가 코스피의 약 3.7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코스닥은 중소형 성장주 비중이 높은 만큼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코스피보다 훨씬 많은 VI가 발동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반도체 실적 정점 논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긴축 경계,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음 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와 물가에 대한 평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AI) 투자 속도와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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