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문턱서 돌아선 홈플러스 20일 즉시 항고…영업 정상화는 험로

  • MBK·메리츠, 2000억원규모 DIP 지원 합의로 회생 불씨

  • 공익채권 1조…협력사 미정산금 지급·신뢰 회복도 과제

  • 홈플러스, 법원 회생 연장 시 점포 재개·잔존 사업 매각

 
14일 홈플러스 강동점을 찾은 한 고객이 카트로 가로막힌 입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지난 14일 홈플러스 강동점을 찾은 한 고객이 카트로 가로막힌 입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린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한다. 파산 위기에 몰렸던 홈플러스가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을 발판으로 회생에 재도전하는 것이다. 대주주와 채권단, 노동조합이 DIP 조달 막판 합의에 도달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법원 판단과 납품망 복원 등 영업 정상화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제기할 예정이다. 법원이 지난 3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지 17일 만이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 노조는 항고 기한을 코앞에 둔 16일 극적 합의를 이뤘다. 김병주 MBK 회장이 DIP 대출 전액에 연대보증을 서고, 메리츠 3사(증권·화재·캐피탈)가 이사회를 열어 2000억원 대출안을 가결했다. 마트 노조 역시 37개 점포 폐점 과정에서 사측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동참하기로 했다.
 
하지만 즉시항고장을 제출한다고 회생절차가 곧바로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자금 조달 방안과 향후 생존 가능성을 다시 따져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 이후 DIP 대출 실행에 필요한 절차와 주요 채권자의 회생 계획 동의도 거쳐야 한다. 2000억원만으로 전국 점포를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1조999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3월 회생절차 개시 당시 3328억원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서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 변제해야 하는 채권이다. 공익채권에는 협력업체 물품 대금, 임금, 세금 등이 포함된다.
 
홈플러스가 협력사에 지급해야 할 납품 대금은 지난 4월 말 기준 약 4100억원에 달한다. 앞서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로 지난 13일부터 전국 67개 점포를 임시 휴업했다. 다시 문을 열려면 상품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를 설득하고 이탈한 입점업체와 인력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 매장과 냉장·냉동 설비를 정비한 뒤 비어 있는 매대도 채워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홈플러스 납품 중소 상공인에 대한 업체당 평균 미정산금은 7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런 절차를 고려하면 영업 재개가 일러도 8월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청문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자금 지원 합의 이후 이를 취소하고 21일 현안 질의로 전환했다. 민주당 측은 “이번 자금 수혈은 어디까지나 인공호흡기를 단 것에 불과하다”며 MBK를 향해 근본적인 고용 안정과 협력사 피해 최소화 대책을 요구했다.
 
홈플러스 측 즉시항고가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재판부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회생 절차 기한은 9월 4일까지 연장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구조혁신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사와 대형마트, 온라인 등 잔존 사업부문에 대해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법원이 회생절차 연장을 결정하면 협력업체들과 협의해 영업 재개 일정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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