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태업'을 가르치는 李 정부"...오세훈이 던진 세 가지 경고

  • 투전판이 된 자본시장·빚탕감의 도덕적 해이·다시 부동산으로 향하는 유동성

 
서울시청
서울시청.

 제헌절인 17일 휴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단순한 정부 비판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을 겨냥한 정책평가 성격이 강하다.
 
 그가 내세운 핵심 메시지는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하는 사람이 손해 보는 사회를 정부가 만들고 있다."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오 시장은 자본시장과 부동산, 그리고 채무탕감 정책이 각각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 있다고 진단했다.
 
"투전판이 된 자본시장"
 오 시장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국내 증시의 급격한 변동성이다.
 그는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수십 차례 발동되고 서킷브레이커도 여러 차례 시행된 점을 언급하며 "글로벌 금융위기나 팬데믹 같은 외부 충격이 없는데도 시장이 극단적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급등락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중단하는 장치이고,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급락하거나 급등할 때 시장 전체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다.
 
 원래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안전장치지만, 발동이 잦아질수록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오 시장은 그 배경으로 고위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확대를 지목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몇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상승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배가될 수 있다. 특히 개별 종목을 대상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성이 매우 커 투자 경험이 부족한 개인투자자에게는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최근 개인투자자의 진입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오 시장은 이를 "이미 손실이 발생한 뒤 나온 사후약방문"이라고 평가했다.
 
"빚을 갚은 사람이 손해인가"
 오 시장이 두 번째로 문제 삼은 것은 장기 연체채무 조정 정책이다.
 정부는 장기간 상환하지 못한 취약계층 채무를 일정 조건 아래 감면하거나 조정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재기를 돕기 위한 사회안전망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오 시장은 "연체하면 결국 탕감받을 수 있다는 신호가 사회에 전달되면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논란이다.
 도덕적 해이는 정책 지원이 오히려 책임 있는 행동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제학 개념이다. 반대로 정부는 경기 침체와 취약계층의 재기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채무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코스피에서 빠진 돈은 결국 부동산으로 간다"
 오 시장은 이번 글에서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투전판이 무너지면 유동성은 결국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으로 이동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자산시장에서 투자자금은 기대수익이 높은 시장을 찾아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실제 자금 이동은 금리, 대출 규제, 공급 상황, 경기 전망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에 단일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 시장은 자본시장 불안이 결국 부동산 가격을 다시 자극하고, 그 부담은 청년층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왜 청년을 강조했나
 이번 글에서 오 시장은 '청년'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했다.
과거에는 월급을 모아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자산 형성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높은 집값으로 인해 금융투자가 청년들의 자산 형성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시장이 과도한 위험에 노출되면 청년들의 마지막 자산 형성 기회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메시지는 단순한 경제 비판을 넘어 '성실한 노동과 저축이 보상받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투기와 채무조정이 더 큰 유인을 제공하는 사회가 될 것인가'라는 정책 철학의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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