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벡스코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개최한다.
국내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특히 대한민국이 개최국을 넘어 의장국 지위를 맡는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의 무게가 남다르다. 한국이 세계유산 관련 주요 의제(보고·보존·등재·정책 등)의 논의를 주재하는 위치에 서는 셈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 위원회에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비롯해 21개 위원국을 포함한 196개 협약국 대표단 등 약 3000명이 참석한다. 참가자 구성을 보면 외국인이 2400명, 내국인이 600명으로, 전체 참가자의 약 80%가 해외 인사다.
주목할 점은 대한민국이 이번 위원회의 의장국을 맡는다는 사실이다. 의장은 이병현 전 유네스코 주재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가 맡으며, 자메이카·레바논·세네갈·튀르키예·우크라이나가 부의장국으로 함께한다.
위원국 임기별로는 2023~2027년 임기에 튀르키예·우크라이나·자메이카·대한민국·카자흐스탄·베트남·케냐·세네갈·레바논 등 9개국이, 2025~2029년 임기에 스위스·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체코·폴란드·그레나다·페루·방글라데시·몽골·토고·탄자니아·쿠웨이트 등 12개국이 참여한다.
이병현 의장은 지난해 11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20차 세계유산위원회 특별세션에서 위원국들의 지지를 받아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의장단은 의장 1명, 부의장 5명, 보고관 1명으로 구성되며, 회의 안건에 따라 회의를 주재하고 진행을 담당한다.
이 의장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주 유네스코 대사를 지냈으며, 이 기간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의장(2017~2019)과 제12차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 의장(2017)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대회의 총사업비는 192억 6800만원(국비 179억원, 시비 13억 6800만원)이다.
부산시 문화유산과 세계유산위원회추진TF팀에 따르면, 지난해 유치 직후에는 국내 인지도가 낮은 점을 감안해 시가 추경예산을 편성해 홍보 영상·자료 제작과 부산 선언 초안 작성 용역 등을 먼저 추진했다.
올해는 개최 도시가 부담해야 할 참가자 수송, 현장 견학 프로그램, 환영 만찬, 행사 홍보 등 실제 운영비 중심으로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
부산시는 관람객 12만 명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부산시가 아닌 국가유산청이 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사후 검증도 관람객 수는 국가유산청이, 대한민국관 등 부산시가 직접 운영하는 공간의 참가자 수는 부산시가 각각 나눠 집계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이번 위원회를 기존의 '회의 중심' 국제행사와 달리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세계유산 축제에 가까운 행사로 구성했다고 설명한다. 대한민국관과 개최도시 부산관, 문화공연 등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구성됐다. 복천박물관에서는 특별전 '고분의 기억, 오늘을 빚다'가 8월 17일까지, 부산근현대역사관 특별전은 9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오는 18일부터 19일까지 영화의전당에서는 부산여행영화제가 열려 야외 영화 상영과 로드뮤지컬이 진행되며, 18일 광안리해변에서는 '한국의 멋'을 주제로 드론라이트쇼가 펼쳐진다.
24일부터 25일까지는 피란수도 부산 국가유산 야행이, 26일에는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가 마련된다. 이 밖에 K-헤리티지 하우스 무대에서는 가야금 산조, 구덕망깨소리, 동래야류, 동래학춤 등 부산 무형유산 공연도 선보인다.
시민 대상 프로그램과 별개로, 해외 대표단을 위한 필드트립 구성을 보면 부산유산 투어·세계유산 투어(경주·울산 등) 외에도 '사이트매니저 투어'(더베이 101, 라운지 180, 드론쇼 관람, 광안대교 야경 관광, 네트워킹)나 사운드 워킹·해변 필라테스·패들보드 체험 같은 해양 레저·힐링 프로그램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시민 참여 행사가 다양하게 마련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와 별도로 대표단 환대 차원의 프로그램 비중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두 프로그램군의 균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부산시는 위원회 기간 부산의 역사적 경험과 세계유산의 미래 가치를 담은 국제선언문 '부산 선언' 채택을 추진한다. 아울러 글로벌 유산 포럼 개최와 유네스코 산하 협력기관인 카테고리2센터 유치도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들 후속 사업은 예산과 일정, 추진 방식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세계유산위원회추진TF팀 관계자는 "카테고리2센터 유치나 후속 포럼 등은 현재 구상 중인 사업으로, 앞으로 실행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번 행사를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203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적 기반을 넓히는 계기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시는 국가유산청을 비롯해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교통·경비·재난·의료 등 전 분야에 걸친 종합 안전관리체계도 구축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에는 부산지역 테러대책협의회 주관으로 민·관·군·경·소방이 연계한 대테러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참가자 이동 편의를 위해 김해공항과 부산역, 숙소를 연결하는 전담 셔틀버스도 운영된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는 부산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큰 무대"라며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2030년 세계유산 등재를 이끌고 부산이 세계적인 문화유산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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