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산업 호재로 집값이 급등한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가운데 이들 지역 경매시장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 매매시장은 허가 절차와 실거주 요건 등으로 거래 문턱이 높아졌지만, 경매시장에서는 이미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과 높은 응찰 경쟁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수요가 더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동탄구의 아파트 경매 매각가율은 4월 95.01%에서 5월 98.03%로 오른 데 이어 6월에는 107.02%를 기록했다. 매각가율은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금액의 비율이다. 평균 응찰자 수도 같은 기간 6.20명에서 7.56명, 10.45명으로 늘며 경쟁이 심화됐다.
개별 물건에서도 고가 낙찰 사례가 이어졌다. 지난달 진행된 화성시 동탄구 청계동 ‘동탄역 롯데캐슬 알바트로스’ 전용 102㎡ 경매에는 응찰자 18명이 몰렸고, 감정가 대비 약 120%인 10억9599만원에 낙찰됐다. 토허제 지정 직전인 이달 3일에도 화성 동탄구 장지동 ‘레이크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전용 104㎡가 감정가 6억5000만원보다 높은 7억14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경기 구리시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 6월 구리 아파트 평균 경매 매각가율은 103.72%를 기록했고, 낙찰률도 100%에 달했다. 구리 토평동 SK·신일 아파트는 응찰자 14명이 경쟁한 끝에 감정가의 104%에 낙찰됐다. 용인 기흥구 상갈동 ‘금화마을 주공그린빌’ 전용 60㎡도 응찰자 13명이 몰려 감정가 대비 117% 수준에서 낙찰됐다.
정부는 지난 5일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과 교통 호재 등을 바탕으로 집값이 단기간 급등하자 투기성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토허제 적용 이후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을 매수할 경우 실거주 목적 등 허가 요건을 충족해야 해 일반 매매시장의 투자 수요는 일정 부분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매는 민사집행법에 따른 절차로 취득하는 경우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일반 매매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우회 매수 창구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낙찰가율과 응찰자 수가 높아진 상황에서 일반 매매 수요 일부가 경매로 이동할 경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반도체벨트 지역의 집값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7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화성 동탄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1.29% 상승했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주간 기준 1%대 오름세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토허제가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산업단지와 교통 호재를 기반으로 한 실수요까지 단기간에 약화시키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동탄과 기흥, 구리처럼 직주근접 기대감이 큰 지역에서는 일부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경매는 법률상 토지거래허가를 별도로 받지 않고도 낙찰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일반 매매보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측면이 있다”며 “동탄은 삼성전자 투자 기대감 등으로 이미 시장 심리가 달아오른 상황이다. 토허제 시행으로 일반 매매가 제약을 받으면 일부 투자 및 실수요가 경매시장으로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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