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9일(현지시간) 쿠웨이트와 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 IRGC는 “쿠웨이트 미군 기지 두 곳과 바레인 미군 기지 두 곳을 각각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바레인과 쿠웨이트에서는 경보가 잇따랐다. 바레인 외무부는 시민과 거주자들에게 “가까운 안전한 장소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쿠웨이트 국방부는 “자국 방공망이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도 한때 안보 위협 경보를 발령했다가 이후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발표는 미국의 이틀째 공습 직후 나왔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8일 “이란 해안선을 따라 약 90개의 군사 표적을 타격하는 작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에는 대공 방어체계, 해안 감시 장비, 미사일·드론 저장고, 해군 전력, 군수 보급시설 등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공습 장면으로 추정되는 영상과 이미지를 올렸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가 이란의 선박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며 “선박 공격이 반복되면 더 심각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전면전 재개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란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란 협상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국영TV에서 “당신들이 우리를 타격한다면 똑같이 타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 위협이 아니라 오직 이란의 통제 아래에서만 재개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외교 당국은 미국 공습을 종전 합의 위반으로 규정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공습과 원유 제재 복원으로 합의를 어겼다”고 비판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앞서 이란산 원유와 석유제품 생산·운송·판매를 허용했던 한시 허가를 철회했다. 지난달 합의 이후 일시적으로 풀었던 원유 거래 허용 조치를 되돌린 것이다.
충돌을 일으킨 직접적인 요인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다. 이란은 종전 합의의 통항 안전 조항을 자국 해협 관리 권한으로 해석한다. 반면 미국과 걸프국은 이란이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본다.
이란은 이를 근거로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이 자국이 지정한 항로를 따르도록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선박 통항을 관리하는 대가로 서비스료를 걷는 방안도 추진해왔다. 미국은 이를 사실상의 통행료로 보고 반대하며, 오만 쪽 항로를 통한 자유로운 항행을 강조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길목이다. 통항이 흔들리면 에너지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추가 공습과 이란 보복 주장 후 국제유가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추가 공습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이상 올랐다고 보도했다.
양국의 군사 충돌로 오는 11일 파키스탄에서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던 후속 협상도 불투명해졌다. 앞서 알 아라비야는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협상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 절차 이후 재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국은 당초 이 합의를 통해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후속 협상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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