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프로젝트 전력난 우려] 전력 만들어도 못 보낸다…호남 송전망 확충 '난제'

  • 호남 발전설비 23.3GW…지역 수요 5GW 크게 웃돌아

  • 전력 남아도 송전망 막혀 계통 포화…산단 연결망 확충 관건

  • "영광~광주 송전 난제…SMR·가스 등 수요지 인근 전원 필요"

대형 송전탑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형 송전탑[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가 예상되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속도를 내면서 송·변전망 확충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발전설비를 늘리더라도 생산한 전력을 수요처까지 보내는 전력망이 제때 구축되지 않으면 '전력 병목현상'이 메가프로젝트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남권 반도체 생산거점이 들어설 호남권은 이미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집중되면서 전력계통 포화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2024년 계통 포화를 이유로 전국 205개 변전소를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했다. 호남과 제주는 전 변전소가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호남 지역에서는 송·변전 설비가 확충되는 2031년까지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계통 접속이 원칙적으로 제한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서남권 반도체 생산거점과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호남권 전력계통 재편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남권 반도체 생산거점에는 메모리 팹 4기가 들어설 예정이며 공장 가동에만 6.3GW 규모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호남권은 발전설비 자체가 부족한 지역은 아니다. 2025년 기준 호남 지역 총 발전설비 용량은 약 23.3GW로 약 5GW 수준인 지역 전력 수요를 크게 웃돈다.

다만 지역 내 전력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어 생산된 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송전망 부족에 따른 계통 포화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가 반복돼 왔다. 대규모 반도체 생산거점이 들어서면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효과로 광역 송전망 부담과 출력제어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관건은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반도체 산단까지 연결하는 전력망이다. 발전설비가 충분하더라도 접속선로와 변전설비 등 지역 내 전력망이 제때 구축되지 않으면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렵다.

여기에 신규 원전 등 대규모 발전원이 추가되면 계통 보강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빛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서남권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공급하려면 기존 계통의 수용 능력을 점검하고 필요한 송·변전망을 추가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력망 구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한전에 따르면 345㎸ 송전선로 기준 표준 공기는 9년이다. 이미 계획된 송·변전 설비 사업 중 절반 이상도 주민 반발과 인허가 문제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장거리 송전망 의존도를 낮추고 수요처 인근에서 안정적인 전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강천구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전남에 재생에너지가 많이 있어도 수도권으로 가져오지 못하는 이유가 송전망 때문"이라며 "영광에서 광주까지 전력을 끌어오려면 송전망을 확충해야 하는데 주민 수용성 등 여러 난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는 출력과 주파수 안정성 문제 때문에 현재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어렵다"며 "광주공항 부지에 소형모듈원전(SMR)과 가스 열병합발전을 함께 배치하는 등 수요처 인근에서 안정적인 전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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