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팔자' 행렬이 11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4조원이 넘는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증권가는 이를 한국 증시를 떠나는 '셀코리아'라기보다 급등한 국내 증시 비중을 조정하는 리밸런싱 과정으로 보고 있다. 다만 추가 매도 가능성도 남아 있는 만큼 실적 시즌이 외국인 매도세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순매도 규모는 34조5331억원에 달한다. 이날도 외국인은 2조19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상반기부터 이어졌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149조464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매도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2조5655억원, SK하이닉스를 57조1269억원 순매도하며 두 종목에서만 약 129조7000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는 상반기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도 규모의 87%에 달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라며 "반도체 업종 차익실현 압력 확대와 더불어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아웃퍼폼한 데 따른 리밸런싱 매물 출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반도체 중심으로 한국 증시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한국 증시에 대한 비관론이나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 베팅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봤다. 이어 "액티브 외국계 펀드의 차익실현 성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패시브 및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흐름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리밸런싱이 마무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여전히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추가 차익실현이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날 역시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7560억원, 삼성전자를 386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반도체주 중심의 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코스피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불가피한 반작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순매도 규모는 코스피 상승세가 둔화되는 4분기 들어 3분기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적 시즌이 외국인 수급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오는 7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만큼, 실적과 하반기 전망이 외국인 수급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결과에 따라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는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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