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하늘이 보낸 위대한 지도자" 대미 관계 강화하는 카자흐스탄

  • 토카예프 대통령, 러시아 푸틴과는 우정의 나무 심기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왼쪽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열린 평화위원회 설립 서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왼쪽)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열린 평화위원회 설립 서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카자흐스탄 대통령실]

전통적인 친러 국가로 꼽히면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해 왔던 카자흐스탄이 미국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즈니스맨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거래적 관계 선호 경향이 인권이나 민주주의 등에서 약점이 있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오히려 선호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문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다방향(multivector)' 외교를 강조해 왔다. 소련 붕괴 후 독립한 카자흐스탄의 초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제창한 것으로, 상호 신뢰와 이익에 기반해 동서양과 아시아, 유럽 등에서 평등하고 호혜로운 관계를 맺는 것을 뜻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나자르바예프의 다방향 외교 전통을 계승했다. 수도 아스타나에는 이 같은 정책의 영향으로 러시아와 중국, 아랍에미리트 등이 투자한 건물이 마천루를 그리며 줄지어 있다.

정치적으로 카자흐스탄은 친러 국가로 꼽힌다. 전 세계에서 러시아와 가장 긴 국경(7644㎞)을 맞대고 있어 적대적 관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중국과도 국경을 1783㎞ 공유한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응해 만든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및 유럽연합(EU)에 대응해 만든 유라시안경제연합(EAEU)에 참여한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은 트럼프 정부에서 공격적으로 관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많은 고위급 회담과 미국 기업과의 교류 등이 이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미국 기업과 29건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그 규모는 170억 달러(약 26조원)가 넘는다. 아마존의 레오 위성 계약, 엔비디아 등과의 인공지능 데이터 허브 계약 등이 있다. 또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의 외교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했으며, 가자지구 통치를 다루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에도 가입했다. 작년 방미 중 토카예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우리가 공유하는 상식과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하늘이 보낸 위대한 지도자이자 정치가"라고 칭송한 것 역시 유명한 일화다.

외교 관계에서 인권이나 민주주의 담론을 우선시한 전임 정부와 달리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하에 미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정부의 외교 기조 역시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는 반가운 일이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카자흐스탄에서 인권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해체되면서 카자흐스탄은 대미 외교에 걸림돌이 사라졌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의 관계도 절대 놓지 않는다. 지난달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EAEU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양국은 164억 달러(약 25조원) 규모의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 중 85%는 러시아 측이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금융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푸틴 대통령은 토카예프 대통령과 함께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간의 영원한 우정의 길'에 참나무를 심었다고 더디플로맷은 전했다. 또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정유 시설 가동률이 줄어들면서 부족한 휘발유를 카자흐스탄에 요청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산유국으로 OPEC+ 회원국이다.

이에 대해 누를란 자쿠포프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삼루크 카지나' 대표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러시아, 한국, 독일, UAE 등의 어떤 기업과도 협력하는 것이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면, 우리는 상대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따져 최선의 대안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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