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왜곡 잇따르는 레버리지 ETF·ETN…당국‧거래소 "투자자가 조심할 수 밖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최근 레버리지 ETF·ETN에서 기초자산 가치와 동떨어진 가격 왜곡 사례가 잇따르면서 투자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거래소와 금융당국도 관련 현상을 인지하고 점검에 나섰지만, 현행 제도상 투자자가 상품 구조와 거래 방식에 유의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키움증권의 '키움 레버리지 반도체TOP10 ETN'은 기초지수 흐름과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며 종가 기준 55.69% 급등했다.
 
당시 국내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23일 삼성전자는 12.31%, SK하이닉스는 12.47% 하락하는 등 반도체 관련 종목 전반이 약세를 기록했다. 해당 ETN 역시 반도체 업종 성과를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인 만큼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장 마감 동시호가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하며 괴리율이 100%를 웃돌았다.
 
키움증권은 이후 공시를 통해 종가 단일가 매매 과정에서 유동성이 극히 부족한 호가에 주문이 체결되며 시장가격이 실시간 지표가치를 크게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ETN은 다음 거래일 가격 정상화 과정에서 장 초반 50%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날 '키움 코스닥150 TR ETN'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 상품 역시 종가 단일가 구간에서 가격이 지표가치보다 24.81%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고 다음 날 괴리율이 해소되면서 장 초반 19% 넘게 하락했다.
 
유사 사례는 이달 초에도 발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ETF'는 SK하이닉스 주가가 7% 넘게 하락한 날 장 마감 직전 가격이 50% 가까이 급등했다. 당시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생하며 거래 종료 시점이 연장됐지만 당시 일부 유동성공급자(LP)가 통상적인 장 종료 시각에 맞춰 호가를 철회하면서 사실상 유동성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테마형 ETN 거래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상 장 변동성이 커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가격 왜곡이 특히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는 관련 현상을 인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제도 개선 필요성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개선 방안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관련 사례를 점검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LP 운용과 거래소 규정 범위 내에서 발생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현행 거래소 규정상 시가·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 등 일부 구간에서는 LP의 유동성 공급 의무가 면제될 수 있어 규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 2023년 말 ETF·ETN 등 금융투자상품 투자 유의사항을 통해 특정 시간대에는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시가·종가 결정을 위한 단일가 매매 시간과 장 개시 직후 일부 시간대에는 LP가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출하지 않을 수 있으며 거래량이 충분하지 않은 종목의 경우 시장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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