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몰린 중장년] 고용·복지·연금 정책서 비켜난 5060…"생애주기별 지원체계 재설계해야"

  • 중장년 10명 중 4명 이직 후 임금 하락

  • 계속고용·직업재훈련 등 병행해야

서울 광화문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광화문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 생산·소비의 주축인 중장년층이 사회보장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5060을 위한 생애주기별 지원체계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28일 한국노동연구원 등에 따르면 중장년에 진입하며 일자리 질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대의 임금 감소 비율은 40.8%, 60대의 임금감소 비율은 44.6%로 이는 전체 연령 평균(36.4%) 감소율을 상회한다. 즉, 중장년 10명 중 4명 이상은 이직 이후 임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건·복지, 고용 정책에서 5060세대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 청년들은 사회 초년생이라는 명분으로, 노인은 취약계층이라는 이유로 양 계층을 대상으로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반면 중장년은 통상적으로 경제활동을 통해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계층으로 인식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 생애주기별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40~64세 중장년 인구는 2003만1000명으로 전체의 40.3%에 달한다. 국민 10명 중 4명은 중장년에 포함이 되지만 이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정책 마련은 더딘 것이다. 

기존의 복지 정책을 보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수단은 실업급여나 국민연금 등 소득 보전에 쏠려있다. 은퇴 이후 일정 기간 생계비를 지원해주거나 추후 받을 연금을 관리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문제는 중장년층의 퇴직 평균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기준에 따르면 평균 퇴직 연령은 49.4세로 집계됐다. 법정 정년인 60세를 채우지도 못할뿐더러 국민연금을 수급하기 전까지 10년 이상 소득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다.

중장년층이 주된 일자리에서 이탈한 이후 재취업을 비롯해 직업 전환 교육, 사회 관계망 회복 등의 지원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행 고용서비스는 청년 위주의 정규 교육, 노년층의 여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장년을 하나의 정책 대상으로 보고 이들의 욕구를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적 소득 지원뿐 아니라 고용, 돌봄 등의 영역을 총괄할 수 있도록 정책을 손질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법정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정년 연장은 혜택이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등 일부에만 국한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다수의 중장년층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 비정규직에 포진해 있는 만큼 정년 연장보다 '계속고용'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되는 이유다. 또 직업 재훈련, 경력 전환 프로그램 구축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독일, 일본 등은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중장년의 고용 안정을 이끌어냈다. 독일의 경우 하르츠 개혁으로 중장년층의 직업 재훈련과 생애 후반 경력 전환을 지원했다. 일본은 기업이 70세까지 고용 확보 노력을 의무화 하도록 하는 고령자고용안정법을 시행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정년 연장이 아니라 재고용, 업무위탁 등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도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함께 발생하는 상황에서 중장년층의 경제적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탓에 이직 후 임금 감소 등을 겪는 만큼 중장년내일고용센터 등의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강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원은 "중장년은 상대적으로 이직, 전직 등 일자리 이동 후에 급여가 감소하는 비율이 높아지며, 이는 전체 취업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들이 일자리 이동 과정에서 열악하고 불안정한 노동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위한 중장년내일고용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운영비, 인력 부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운영비로 사용 가능한 비율이 정해져 예산 집행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정부 지원의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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