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대장주가 26년 만에 바뀌었다. SK하이닉스가 부동의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대장주'에 등극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선점으로 인공지능(AI)발 반도체 랠리의 최대 수혜주로 올라선 게 순위 역전의 비결이다. 다음 달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하게 될 경우 추가 주가상승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18면>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2080조3782억원으로 삼성전자(시총 2066조6594억원·우선주 제외)를 제치고 코스피 1위에 올랐다. 두 기업 간 시가총액 격차는 13조7188억원.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총을 앞선 건 사상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1999년 7월 29일 처음으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에 오른 뒤 일시적인 순위 변동을 제외하면 2000년 11월 21일부터 단 한 차례도 정상을 내준 적이 없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추월로 약 25년 7개월 만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가 바뀌었다.
시총 역전은 이날 SK하이닉스 주가가 5.61% 급등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0.14% 하락했다. 이번 시총 역전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웠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760조6735억원, SK하이닉스는 492조8576억원으로 267조8159억원의 격차가 있었다. 지난 2월 27일엔 525조4240억원까지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불과 4개월 만에 순위가 역전된 배경으로 AI 시대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을 꼽는다. SK하이닉스가 HBM을 앞세워 AI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어 최근 반도체 업종 강세가 상대적으로 희석됐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집중도가 더 높은 SK하이닉스의 상승 탄력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의 눈높이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iM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50만원으로 상향했고,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430만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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