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사실상 '도박판'에 빗대며 제도 도입을 후회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 사태와 현직 기자들의 주식 선행매매 사건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2일 이 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자본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레버리지 상품 쏠림 현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지난 5월 출시 이후 규모가 14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상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원장은 “이 레버리지 ETF는 엄청난 회전율을 보이고 있다”며 “한때 급락이 심할 경우 200%까지 갔다가 그나마 완화된 게 130% 정도 수준인데 이를 환산하면 투자자들이 매매 수수료로 적게는 5조원, 많게는 10조원이 넘는 돈을 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상품의 투자자 92%가량이 개인 투자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원장은 “이 레버리지 구조로 인해서 연속 하락장 때 실제로 마이너스 37%까지 가는 것들을 확인했다”며 “소비자 경보를 올리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쿨다운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스스로 API를 활용해 자동 매매 프로그램을 개발해 돌리지 않는 한, 하루 종일 이것에 매달려야 하는 사이즈가 될 것 같다”며 “일반인의 삶을 좀 힘들게 하는 상품이 적절한 상품인지에 관해서 제 개인적으로 계속 의문을 갖고 있었는데 어떻게든지 그때 (증권신고서가) 들어왔을 때라도 테스트를 막았어야 되는 건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투자자들이 대부분 중산층, 서민인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에 급격한 변동 상황이 있을 때 가계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 “미수부터 신용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금융위와 구체적으로 협의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 사태와 관련해서도 고강도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인수 물량 231만 몇 주로 돼 있는 부분이 배정이 안 된 부분은 정말 투자자 입장에서도 굉장히 불편하고 불만스러운 부분들이 발생한 것”이라며 “대표 주관사와의 의사소통 결과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 있는지 검사를 해봐야지만 알 수 있는 영역이다. 철저히 검사해 재발 방지책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라며 “돈도 다 모아가지고 환전이 돼 있는 상태를 확인했는데 그게 왜 배정이 안 되는지 금융감독원하고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며 당국의 압박 때문에 투자가 무산됐다는 일각의 시선 또한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한 이 원장은 최근 특사경(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 무더기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한 ‘현직 기자 주식 선행매매’ 사건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경고를 이어갔다. 과거와 달리 첨단 기술을 도입해 의심 계좌를 샅샅이 잡아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기자 선행매매에 관련된 사안들은 사실 저희가 인력으로는 도저히 안 되는 거래 물량이라 그걸 AI 기반으로 모니터링하는 걸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며 “선행매매 건은 쉽게 탐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주 극히 일부의 기자님들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즉 금방 드러난다. 초기 버전에서도 그런 유형들을 잘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석한 이승우 부원장보 역시 기술적 수단을 언급하며 기자들의 자정을 촉구했다. 이 부원장보는 “과거에는 특징주 매매 선행매매 부분을 적발하기가 아주 어려운 구조였다. 초단기로 이루어지고 매번 보도되는 종목이 다르며 소액이라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 직원들도 IT 기술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파이썬 같은 패키지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수백 개의 종목을 선행 매매하는 데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의심 계좌들이 금방 적발되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부원장보는 “지금 특사경에서 하고 있는 것 외에도 기자와 관련한 그런 식의 선행매매 사건들은 더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동료 기자분들도 그런 게 연루되지 않도록 말씀을 잘 전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원장은 최근 중앙그룹 계열사의 부도와 관련해 부실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도 회사채 등이 발행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점검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채 등이 적절하게 발행됐는지에 대해 현재 점검을 시작한 단계이며 필요하면 검사로 전환할 수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억울한 일일 수 있다. 최근 부도가 나기 직전까지도 채권이 발행돼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경위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관련 부분까지 계속 검사하게 될 것 같다"며 "구체적인 결과는 검사 결과에 따라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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