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는 나라별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공식 문서에는 중국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정부 보조금 등 시장을 왜곡하는 정책과 공급 과잉, 불공정 무역 관행 등이 핵심 문제로 제시됐다.
미국의 대중 관세는 중국 수출을 줄이기보다 유럽과 아시아로 돌려보내는 결과를 낳았다. 중국은 지난해 1조2000억달러(약 1817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장벽이 높아지자 중국산 제품은 유럽과 아시아 등 상대적으로 관세가 낮은 시장으로 향했고, AP통신은 올해 1~5월 대EU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고 전했다.
유럽이 우려하는 ‘차이나쇼크 2.0’은 2000년대 초반의 첫 번째 충격과 양상이 다르다. 당시에는 섬유, 가구, 장난감, 전자제품 등 저가 제조업 제품이 미국과 유럽의 공장 일자리를 줄였다. 지금은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산업기계, 화학, 로봇 등 유럽이 강점을 보여온 부가가치 높은 산업이 중국 기업·제품과 직접 경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유럽연합(EU)도 방어벽을 높이고 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 보조금을 받은 중국산 제품이 유럽 시장에 대거 들어올 경우 추가 관세나 수입 제한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와 풍력, 청정기술 등 전략 산업에서 유럽산 제품을 우대하는 규정 논의도 확대하고 있다.
유럽의 문제의식도 미국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동안 베이징의 수출 중심 성장 모델을 가장 강하게 비판해 온 쪽은 워싱턴이었다. 최근에는 EU 역시 과잉 생산이 역내 제조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불공정 무역 관행과 공급 과잉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반발하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회의를 앞두고 G7을 ‘위선적 부유국 클럽’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서방이 성장 둔화와 산업 경쟁력 저하의 책임을 중국에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의는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가 단순한 통상 마찰을 넘어 주요국의 산업 보호와 생산·조달망 재편 문제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G7이 공동 대응에 나설 경우 중국과 서방 간 무역 갈등은 전기차를 넘어 배터리, 기계, 화학, 청정기술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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