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해돋이 보고 모닝티 마시며" 중국 '아침 월드컵' 풍경

  • 북중미와 12시간 시차가 만든 새 관전 문화

  • 타이산 밤샘 등산객…대형 스크린 앞 응원전

  • 광저우 모닝티와 함께 즐기는 '아침 월드컵'

  • 찻집·식당 월드컵 특수…개막전 최고 시청률 1.9%

중국 타이산 정상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월드컵 경기를 관전하는 등산객들 사진샤오훙수
중국 타이산 정상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월드컵 경기 생중를 관전하는 등산객들. [사진=샤오훙수]

지난 12일 새벽 중국 산둥성 타이산(泰山) 정상의 난톈먼(南天門). 밤새 산을 오른 등산객과 축구팬들이 이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을 시청하며 일출을 기다리는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훙수에 올라왔다.

중국과 10시간 이상 시차가 나는 북중미에서 월드컵이 열리면서 중국에서는 이른바 '아침 월드컵'이라는 새로운 관전 문화가 등장하고 있다.

타이산 정상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것은 현지 관광구 관리위원회 측의 아이디어다. 이 스크린에서는 월드컵이 끝나는 내달 20일까지 매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주요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중국인들은 "타이산에 올라 일출을 보며 월드컵까지 볼 수 있다니 특별하다", "월드컵 결승전 당일 타이산에 올라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 시내 한 음식점에서 모닝티를 마시며 월드컵 생중계를 시청하는 사람들 사진웨이보
중국 광둥성 광저우 시내 한 음식점에서 모닝티를 마시며 월드컵 생중계를 시청하는 사람들 [사진=웨이보]

‘자오차(早茶, 아침차)’ 문화가 발달한 광둥성 등 남부 지역의 월드컵 풍경은 또 다르다. 광저우일보는 "모닝티를 마시며 대형 스크린으로 월드컵 생중계를 시청하는 것이 올여름 광저우의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음식점과 찻집들은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며 손님들이 모닝티를 즐기며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술집들은 아침 경기를 보러오는 손님을 위해 영업 시작 시간을 오전으로 앞당겼을 정도다.
 
특히 손님 대부분은 중년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부터 월드컵을 시청해왔다는 한 광저우 주민은 "아침차를 마시면서 월드컵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술을 마시며 밤 늦게까지 경기를 보는 것보다 아침 운동 후 찻집서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것이 훨씬 편안하고 건강에도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중국 국가대표팀은 올해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중국인들의 월드컵 열기는 여전하다. 북중미 월드컵 개막 첫날 중국 국영중앙(CC)TV가 생중계한 한국과 체코의 경기 시청률은 1.4%를 기록했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1.9%까지 치솟으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40개 넘는 위성 채널이 있는 중국에서는 시청률 1%만 넘어도 흥행한 것으로 본다. 현지 언론들은 시차 때문에 시청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시청률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기록한 3~4% 수준과 비교하면 다소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는 "카타르 월드컵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가 막바지에 접어든 시기에 열려 지역 간 이동이 여전히 제한돼 있었다"며 "당시에는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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