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역사인식교육 받는 정용진과 스타벅스 전직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60526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6.05.26[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 이후 신세계그룹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경영진과 스타벅스 본사 직원, 매장 파트너들까지 모두 교육 대상에 포함됐다. 전국 매장이 조기 영업 종료를 하고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1999년 스타벅스 코리아 출범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사후 수습 차원을 넘어 기업이 사회와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정 회장이 직접 교육에 참여하고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역사 인식 교육을 받기로 한 것은 책임 있는 경영자의 자세로 평가할 만하다.

기업 활동은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스타벅스처럼 수많은 소비자와 매일 접점을 갖는 브랜드일수록 사회적 책임의 무게는 더욱 크다. 기업의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와 철학, 그리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주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특정 이벤트 명칭 하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마케팅 기획과 검수 과정에서 역사적 의미와 사회적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기업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화제성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공감을 얻어야 할 마케팅이 오히려 우리 사회의 상처를 건드리고 역사적 아픔을 연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면 이는 분명 되돌아봐야 할 문제다.

최근 기업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른 확산력과 화제성을 노린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극적인 문구와 이미지, 밈(Meme)을 활용한 콘텐츠가 주목을 받으면서 '어떻게든 화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관심을 얻는 것과 신뢰를 얻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순간적인 클릭 수와 조회 수를 얻을 수는 있어도 사회적 공감대를 잃는다면 브랜드 가치에는 오히려 큰 상처가 남는다.

그런 점에서 신세계그룹이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재발 방지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교육 한 차례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다. 앞으로는 마케팅 기획 단계부터 역사적·사회적 논란 가능성을 검토하는 다중 검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위험 요소를 점검하는 내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특정 부서의 판단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가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동시에 이번 논란이 또 다른 사회적 갈등으로 확대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안을 이념 대립의 소재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가 하면 심지어 스타벅스 현장 직원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과 위협까지 등장했다. 이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잘못된 마케팅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그 책임은 의사결정권자와 조직의 시스템에 물어야 한다. 

기업은 사회 속에서 존재한다. 사회적 신뢰를 잃으면 아무리 뛰어난 상품과 서비스도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반대로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 있게 개선하려는 노력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과의 진정성이 행동으로 이어지는가 하는 점이다.

스타벅스 사태는 단순한 마케팅 실패 사례가 아니다.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된 시대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신세계그룹의 이번 교육이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지 않고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체계 전반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그것이 소비자 앞에 약속한 재발 방지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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