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당시 잠실 개표소로 사용된 서울 올림픽핸드볼경기장이 봉쇄된 지 일주일째인 11일 이곳에 입주한 체육단체들은 "일터를 되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반발한 일부 시민들은 "부정선거, 재선거"를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연합회는 호소문을 제대로 낭독하지 못한 채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오전 8시 아주경제가 찾은 올림픽핸드볼경기장 앞은 비교적 차분했다. 시민들은 각자 자리에 서서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개표, 수개표"를 외쳤다. 자원봉사자는 선크림과 물을 건네주며 참여를 독려했다. 핸드볼 경기장 입구에는 2030 청년들이 자리에 앉아 개표소를 막았다.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기자회견 시작 30분 전인 9시께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도 이곳을 찾아 현장을 둘러봤고, 강사 출신 전한길씨도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과 함께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다. 전한길씨는 "선관위는 범죄자 집단", "중앙선관위 관계자들은 양심 선언을 하라"고 말했다.
이날 9시 20분경 시작된 연합회 기자회견은 시위 참여 시민들의 고성으로 원활한 진행이 어려웠다.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펜싱협회,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등 9개 단체가 속한 연합회 직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우리의 일터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참정권도 소중하고 국민의 체육행복권도 소중합니다'는 글이 적힌 팻말을 들고 도열했다.
연합회 사무처장이 "기자회견을 시작하겠다"고 운을 떼자,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 벗고 (기자회견) 하라고", "나라가 있어야 살 것 아니야", "선관위에 가서 (기자회견을) 해라", "역사의 죄인이 되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체육단체들은 "우리들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며 대국민 호소를 진행했다. 하지만 기자가 앉은 자리에서조차 이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연합회가 준비한 마이크 앰프의 전원선을 뽑아버려 음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기자회견은 흐지부지됐다.
연합회는 이후 별도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연합회는 9~10일 경기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과 협의했지만, 결렬됐다고 밝혔다. 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9일 저녁 단체별 2명씩 들어가기로 했지만 100여명의 인파에 막혔다"며 "10일에는 경찰 입회 아래 협의했지만, 또다시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 업무에 필요한 OTP, 법인카드, 인감도장만 갖고 나오겠다는 요청마저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연합회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우리들의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며 "정부와 관계 기관이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펜싱협회 사무처장은 "다음 주 아시아선수권 대회가 열려 오는 16일 출국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필요한 장비도 꺼내지 못하고 참가비와 숙박비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9월 아시안게임이 있는데, 아시아선수권 대회에 따라 시드 배정이 되기 때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수중핀협회 사무처장도 "오는 22~29일 인천 박태환 문학수영장에서 제24회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가 있어 경기장 점검 등 여러 준비와 시간이 필요하지만,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해 휴대전화로 할 수밖에 없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들은 공권력 투입이 이미 늦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 관계자들은 "이미 해결됐어야 하지만, 공권력 투입이 늦었다"며 "이번 주 월요일까지도 제대로 된 대응을 못했지만, 최대한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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