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꽃길이냐, 가시밭길이냐… 첫 경기 체코전에 달렸다

  • 12일 오전 11시 조별리그 1차전

  • 전문가들 "최소 무승부 이상 결과 필요"

  • 한국, 고지대 적응… 고온다습 기후 유리

  • 장신의 체코… 세트피스·크로스 막아야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팀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팀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명보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 체코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1차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25위)은 12일 오전 11시(이하 한국시간)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39위)와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이어 19일 오전 10시 같은 곳에서 멕시코(14위)와 2차전을, 25일 오전 10시 몬테레이의 BBVA 스타디움에서 남아공(60위)과 3차전을 벌인다.
 
30일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 한국 손흥민이 첫 골을 성공시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평가전. 한국 손흥민이 첫 골을 성공시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차전 승리하면 꽃길…패배 시 가시밭길

이번 대회는 조 3위까지 32강에 오를 수 있지만, 토너먼트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선 여전히 조별리그 첫 경기가 중요하다. 역대 한국 축구의 월드컵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조별리그를 통과했던 세 차례 대회(2002년 한일 4강·2010년 남아공 16강·2022년 카타르 16강) 모두 1차전에서 승점을 확보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2006년 독일 대회 역시 비록 토너먼트 진출엔 실패했으나, 1차전 승리를 바탕으로 승점 4(1승 1무 1패)를 챙기며 선전했다. 반면 1차전에서 패배한 5번의 대회에서는 모두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전문가들도 1차전 승리가 2, 3차전의 전략적 운영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8일 본지와 통화에서 "첫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체코전은 최소 무승부 이상의 결과가 필요하다. 그래야 멕시코전과 남아공전 경기 운영을 계획한 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하 KBS 해설위원 역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대표팀의 분위기가 결정된다. 이는 멕시코전과 남아공전에도 영향을 준다"며 "이번 조 편성은 평이한 편이고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우리가 체코보다 여러 이점을 갖고 있다. 이를 종합했을 때 체코전에서 분명히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짚었다.
 
체코는 탄탄한 신체 조건을 앞세워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한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체코는 탄탄한 신체 조건을 앞세워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한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힘·높이 좋은 체코, 세트피스·크로스 주의보

한국과 첫 경기에서 격돌하는 체코는 과거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1934년 이탈리아, 1962년 칠레 대회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하고 8강에도 두 차례(1938·1990년) 오른 동유럽의 축구 강호다. 하지만 체코와 슬로바키아 분리 이후로는 2006년 독일 대회가 유일한 본선 진출일 정도로 위상이 하락했다. 이번 본선행 과정도 험난했다. 유럽 플레이오프(PO) 준결승에서 아일랜드를 승부차기에서 꺾었고, 결승에서는 덴마크를 상대로 승부차기 혈투를 벌인 끝에 20년 만의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체코는 탄탄한 신체 조건을 앞세워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한다. 주전 평균 신장이 185㎝를 훌쩍 넘어 세트피스나 측면 크로스 공격 시 상대 수비진에 엄청난 위압감을 준다. 날카로운 크로스를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와 세컨드 볼 쟁취는 단순하지만 위력적이다. 특히 신장 191㎝의 파트리크 시크(레버쿠젠)와 199㎝의 토마시 호리(슬라비아 프라하)와 같은 장신 공격수들이 위협적이다.

사령탑도 이를 강하게 경계했다. 홍 감독은 지난 6일(현지시간) 현지 적응 훈련을 앞두고 "체코는 특징이 뚜렷하고 대응이 쉽지 않은 팀이다. 지난 과테말라전에서도 피지컬의 강점이 돋보였다"며 "체코의 장점인 세트피스나 크로스를 많이 신경 써야 한다. 신장 차이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체코의 높이를 경계 대상 1호로 꼽았다. 김 위원은 "체코는 코너킥, 프리킥 등 정지된 장면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 상황에서는 높이를 갖춘 수비수들까지 융단 폭격하듯 공격에 적극 가담한다"며 "상대 측면 공격에서 크로스가 쉽게 올라오면 우리 중앙 수비수들은 견디기 어렵다.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서 측면에서 1차 크로스를 막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체코의 강점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결국 공격이 해법"이라며 "체코는 패하지 않는 경기 운영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한국의 점유율이 높아질 텐데 공격 과정에서 다소 느린 체코 수비를 얼마나 흔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 등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 등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지대 적응 완료…고온다습 기후도 유리

환경 적응력은 한국이 앞설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가 펼쳐지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은 해발 1571m에 위치해 있다. 공기 밀도가 낮아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부족해 쉽게 지치고 회복도 늦다. 고지대 적응이 필수인 이유다. 한국은 지난 3주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사전캠프 훈련을 통해 고지대 적응 훈련을 모두 마쳤다.

반면 험난한 유럽 PO를 거치며 본선에 늦게 합류한 체코는 멕시코 내 베이스캠프를 선점하지 못해 미국 텍사스주 맨스필드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실상 고지대 적응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 고지대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 바로 전날에야 과달라하라에 입성할 계획이다.

고지대 이점에 대해 김 위원은 "고지대에 적응하지 못한 체코 선수들은 후반전에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한국은 체코가 지친 이 타이밍에 몰아쳐야 한다. 후반전에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승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과달라하라 특유의 고온다습한 기후도 긍정적인 요소다. 특히 체코전 당일 현지는 강수 확률도 60%를 넘을 것으로 예보됐다. 박 위원은 "유럽 선수들은 특히 습한 날씨에 취약하다"며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한국에 너무나 유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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