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10% 폭락"...반도체주 나락간 진짜 이유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I 반도체 대표 수혜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브로드컴(Broadcom)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브로드컴 CEO가 AI 거품을 경고했다"는 해석까지 나왔으나 실제 컨퍼런스콜 내용을 살펴보면 분위기는 오히려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브로드컴의 혹 탄(Hock Tan)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하이퍼스케일 고객들의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We continue to see strong demand for AI infrastructure from hyperscale customers)"며 AI 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유지했다.

이어 "AI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하다(Demand for AI remains very strong)"며 AI 네트워킹 장비와 AI 가속기 부문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브로드컴의 AI 관련 사업은 순항 중이다.

이번 분기 AI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1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AI 반도체와 AI 네트워킹 사업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이어지면서 주요 빅테크 고객들의 주문도 증가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실적이 아닌 '기대치'에 실망했다.

브로드컴은 AI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했지만, 월가가 기대했던 수준만큼 공격적인 상향 전망을 내놓지는 않았다. 특히 투자자들은 AI 매출 가이던스와 장기 성장 전망이 추가 상향될 것으로 봤으나 회사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결국 시장은 "좋은 실적"이 아닌 "완벽한 실적"을 원했던 셈이다.

최근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 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AI 슈퍼사이클 기대감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단순한 성장세가 아니라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서프라이즈의 연속'을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 직후 시장에서는 "회사가 문제가 아니라 월가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브로드컴은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는데 시장이 혼자 기대를 키워 놓고 실망한 것"이라는 반응도 확산하고 있다.

결국 이번 브로드컴 쇼크는 AI 산업 둔화 우려라기보다 AI 관련 종목들에 대한 시장 기대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AI 수요 자체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앞으로는 기업들의 실제 성장 속도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지가 주가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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