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상의 보훈방산] 이중근 회장의 보훈철학…강한 나라의 뿌리는 기억과 예우다

하루의 선행은 이벤트일 수 있다. 그러나 30년을 넘게 이어진 실천은 철학이 된다.
최근 부영그룹이 병역명문가를 대상으로 리조트와 호텔, 골프장 이용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일부에서는 의미 있는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평가했고, 일부에서는 기업 홍보의 성격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다. 어느 쪽이든 중요한 것은 할인 자체가 아니다.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오랜 세월 보여준 보훈 철학이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흔히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념일에 맞춰 기부금을 내고, 특정 행사를 후원하고, 홍보자료를 배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것도 의미는 있다. 그러나 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반복과 지속성이다. 하루의 선행은 이벤트가 될 수 있지만 수십 년의 실천은 철학이 된다. 이중근 회장의 보훈 활동은 병역명문가 할인이라는 단일 사례로 설명할 수 없다. 국가유공자 지원, 참전용사 예우, 군 장병 후원, 보훈단체 지원, 역사 교육 사업 등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다양한 활동의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중근 부영그룹회장왼쪽 세번째과 홍소영왼쪽 네번째 병무청장이 2일 부영그룹 본사에서 병역명문가 우대 협약식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중근 부영그룹회장(왼쪽 세번째)과 홍소영(왼쪽 네번째) 병무청장이 2일 부영그룹 본사에서 병역명문가 우대 협약식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보훈은 과거를 기리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우리 사회는 보훈을 흔히 복지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돕고 생활을 지원하는 일 정도로 이해한다. 물론 그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보훈의 본질은 거기에만 있지 않다.
 
 
보훈은 공동체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존중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예우하지 않는 사회는 결국 공동체를 지탱하는 책임과 헌신의 가치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희생과 헌신을 존중하는 사회는 위기 상황에서도 더 강한 연대와 책임 의식을 만들어낸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참전용사와 군 복무자를 예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한 군대는 무기와 예산에서 나오지만 강한 안보는 문화와 가치에서 나온다. 보훈은 과거를 기념하는 사업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병역명문가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할인 혜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직계 3대가 모두 병역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가문을 사회가 존중하고 예우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 하나가 국가 안보를 강화하거나 K-방산 경쟁력을 높인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기업도 공동체의 책임을 나누는 시대다
 
 
오늘날 기업은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조직이 아니다. 기업은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고용을 만들고 세금을 내며 지역사회를 변화시킨다. 그렇기에 법적 책임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요구받는다.
 
 
보훈 분야는 기업 입장에서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환경이나 문화예술, 스포츠 후원처럼 대중적 노출이 큰 분야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럼에도 이중근 회장이 오랜 기간 보훈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는 사실은 평가할 만하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경영철학으로 자리 잡을 때 사회적 신뢰도 함께 커진다. 이중근 회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병역명문가 지원은 어느 날 갑자기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라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보훈 철학의 한 단면으로 봐야 한다.
 
 
보훈과 방산은 다른 길 같지만 결국 같은 곳을 향한다
 
 
아주경제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한다. 아주경제는 보훈신춘문예를 개최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삶과 희생, 그리고 그 정신을 문학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방산포럼을 통해 K-방산의 미래와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조명해 왔다.
 
 
보훈신춘문예가 안보의 정신적 가치를 되새기는 작업이라면, 방산포럼은 안보의 산업적 기반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보훈과 방산은 서로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결국 국가를 지키는 힘을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같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을 기억하는 일과 국가를 지킬 수 있는 산업 역량을 키우는 일은 모두 공동체를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그런 점에서 아주경제는 이중근 회장의 행보를 단순한 기업 마케팅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공동체 가치의 실천으로 바라본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자 세계적인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력과 군사력만으로 국가의 힘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공동체의 힘도 지속될 수 있다.
 
 
기업은 이익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존경은 숫자가 아니라 가치에서 나온다. 병역명문가 할인은 작은 제도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뒤에 놓인 30여 년의 실천과 철학은 결코 작지 않다.
 
이중근 회장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보훈은 비용이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투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새겨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을 우리는 과연 충분히 기억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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