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파벳은 800억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 패키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3분기부터 수시로 주식을 매각하는 400억달러(약 60조5000억원) 규모 ATM(시장가 수시 매각)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300억달러(약 45조4000억원) 규모의 보통주와 의무전환우선주를 공모한다. 버크셔해서웨이를 대상으로 한 100억달러(약 15조1000억원) 투자 계약도 포함됐다.
대형 상장사가 이 정도 규모로 지분 조달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있다. 알파벳은 첨단 AI 모델 개발과 고객 수요 대응을 위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있다. 회사는 성명에서 “AI가 알파벳의 확장 국면을 이끌고 있다”며 “성장 기회를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를 확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투자 확대의 중심에는 구글의 자체 AI 반도체 TPU(텐서처리장치)가 있다. TPU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글은 자체 칩과 데이터센터 투자를 동시에 키우고 있다.
이 경우 설비투자 규모는 알파벳의 영업현금흐름과 비교될 정도로 커진다. AI 인프라 경쟁이 기존 현금창출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투자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의미다. 최근 12개월 동안 알파벳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점도 대규모 지분 조달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참여도 눈에 띈다. 버크셔는 지난해부터 알파벳 지분을 쌓기 시작했고, 3월 말 기준 알파벳 클래스A와 클래스C 주식을 합쳐 166억달러(약 25조10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워런 버핏 은퇴 이후 회사를 이끄는 그레그 아벨이 대규모 현금 보유액을 활용해 투자 행보를 넓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조달은 올해 기업공개를 준비하는 AI 기업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 오픈AI 등이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알파벳의 대규모 주식 발행이 투자자 자금을 흡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공개시장 자금이 구글의 TPU와 AI 인프라 투자로 향하면 다른 고성장 AI 기업의 자금 조달 여지는 줄어들 수 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가 공모를 주관한다. 의무전환우선주와 보통주 공모 가격은 2일 뉴욕증시 마감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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