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이란에 "핵무기 개발·구매 불가" 압박…이란은 수정안·노딜 대비

  • "원하는 것 못 얻으면 다른 방식"…이란 "권리 보장 전엔 합의 불가"

  • 美, 이란 레이더·드론 시설 공습…IRGC "맞대응으로 공군기지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막판 합의를 앞두고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개발·구매 금지를 핵심 조건으로 거듭 강조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이란도 수정안 제시와 '노딜(협상 결렬)' 대비 방침을 밝히며 협상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가 진행하는 폭스뉴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이란 종전안과 관련해 "나는 합의를 할 것이다. 서명과 함께 즉시 호르무즈 해협을 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가지 확보해야 할 보장은 (이란에) 핵무기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들(이란)은 동의했다. 그들은 원래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내가 '당신들이 핵무기를 구매하면 어떻게 되나?'라고 물었고 그들은 이제 군사적 무기를 개발하거나 어떤 방식으로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큰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다"면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다른 방식으로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공격 재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도 이란을 향해 압박을 이어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임무 완수란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게 하고, 우리가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논의를 하려 한 것은 47년 만에 처음"이라며 "금기시되던 주제지만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고 말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ABC 방송 인터뷰에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조건에 동의하도록 이란에 많은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외교적 압박과 함께 군사적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1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주말 이란 고루크와 게슘섬에 있는 이란의 레이더 및 드론 통제 시설에 대해 자위권 차원의 공습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은 국제수역 상공에서 작전 중이던 미국의 MQ-1 드론을 격추한 것을 포함해 이란의 공격적 행동에 대응한 신중하고 의도된 공격"이라며 "지난달 30∼31일 공격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란도 맞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호르모즈간주 시릭섬의 통신 타워에 최근 가해진 미국의 군사 공격에 대응해, IRGC 공군은 그 공격의 원점인 공군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협상 불확실성 고조

한편 양국은 종전 합의안을 둘러싼 줄다리기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 마련된 종전 양해각서(MOU) 잠정안을 승인하지 않았으며 조건을 강화한 뒤 이를 다시 이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수정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도 새 수정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양측의 문안 교환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란 역시 당연히 합의문에 자체적인 수정안을 반영할 것"이라며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판단 기준은 우리가 직접 동의할 수 있는 문안인지 여부"라며 "트럼프 측이 수정안을 적용했다고 해서 이란이 이를 수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 즉 노딜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측은 자국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합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란 측 종전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중계된 영상에서 "우리는 이란 국민의 권리가 지켜진다고 확신할 때까지 그 어떤 합의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 협상단은 적의 말도, 약속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이란 국영TV 인터뷰에서 "이란과 미국 간 대화와 메시지 교환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명확한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는 어떠한 판단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전처럼 양국 간 협상이 언제든 결렬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이란 내부에서는 종전 협상과 향후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갈등설도 확산하고 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협상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내각 회의에서 "이란의 지도부는 제한된 소수 집단의 지도자와 관료들만으로 구성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의 영향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란 내부의 의사결정 방식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일반 대중뿐 아니라 모든 사회집단, 경제적 이해관계자들과 과학자들도 이란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며 "대중이 의사결정 및 문제 해결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할수록 문제 해결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시련을 겪을 때 책임 있는 이들이 국민 편에 서서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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