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대화 폐막…미중은 숨 고르고, 美·동맹국은 온도차

  • 미중 정상회담 후 대립 수위 낮춰…"군사 소통 확대" 한목소리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사진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대화 기조를 재확인하며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모습을 보인 반면,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국방비와 국제질서 문제를 둘러싸고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에서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형성된 양국 간 관계 개선 분위기가 확인됐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정책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국가 간 이견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회의는 최근 미중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린 대규모 다자 안보회의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와 비교해 한층 절제된 어조를 보이며 관계 안정 의지를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연설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불필요한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며 군사 당국 간 소통 채널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난해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을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으로 규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위가 크게 낮아진 모습이다.

중국도 유화적 메시지로 화답했다. 중국 대표단을 이끈 멍샹칭 국방대 교수는 "중국과 미국이 서로를 향해 다가가길 희망한다"며 양국 군 관계의 안정적 발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양측은 모두 '패권주의 반대'를 언급하며 상대국에 대한 견제 기조는 유지했다.

반면 미국과 동맹국 간 견해차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헤그세스 장관은 유럽 국가들을 향해 국방비 증액을 거듭 요구하며 "동맹국들이 집단 방위를 위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일부 유럽 국가들이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강조하면서도 안보 역량 강화에는 소극적이라고 비판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책임 확대를 촉구했다.

이에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은 국제 규범과 협력 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반박에 나섰다. 딜란 예실괴즈 제게리우스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국제법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이를 포기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도 "규칙 기반 국제질서는 개혁의 대상일 수는 있지만 해체의 대상은 아니다"라며 다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 역시 "분열은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단결은 억지력을 강화한다"며 동맹국 간 연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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