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상가까지 주택으로…LH 부담·공실 리스크 남았다

  • 고비용 리모델링·매입임대 집중…LH 부담 확대 우려도

  • "취지 좋으나 다주택 규제 그대로…민간 비아파트 공급안도 병행돼야"

서울 서초구 구룡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서초구 구룡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26일 발표한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대책’은 도심 내 자투리땅과 공실 상가·오피스를 활용해 단기간에 거주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전면에 내세워 비주거시설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데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2000가구 규모 비주거시설을 먼저 리모델링하고, LH 내 전담 센터를 통해 리모델링 수요자에게 설계·시공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를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입지·주차장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문제는 비주거시설의 매입·리모델링 사업이 고비용 구조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구도심 오피스나 상가는 필지 단가가 높고 주거용으로 전환하려면 배관·방화·피난·단열 등 공사비가 신축에 준하는 수준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단기간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사업성이 낮은 물건까지 공공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H 측 재무 부담도 변수다. LH는 지난해 결산 기준 연결 영업손실 641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3기 신도시 보상, 매입임대 등 공공성 높은 정책 사업 지출이 매년 대규모로 투입되는 상황에서 비주거 리모델링 사업까지 확대되면 차입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22일 발표된 신축매입임대 공급 방안에서도 LH는 전체 9만가구 중 7만5000가구 공급을 맡게 된다. 여기에 비주거 리모델링과 준주택 금융 지원이 병행되면 정책 집행 부담이 공공 부문에 누적될 수 있다. 정부가 연 3%대 기금 대출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준주택 모기지 보증을 도입하더라도 실제 매입·리모델링·운영 부담은 공공 부문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단기 공급 효과에 대한 기대도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공급 촉진이 임대차 시장의 공급 공백을 메우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종의 패스트푸드형 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세대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을 ‘미니 아파트’로 인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단기적인 임대차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용도 전환을 통한 공급 확대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려면 수요와 품질, 관리 체계에 대한 검증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심 내 분산된 소규모 주택은 관리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고, 프리미엄 원룸이나 오피스텔 공급이 단기간에 늘어나면 향후 수요가 아파트로 다시 쏠릴 때 ‘공공 공실’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의 비아파트 주택 공급을 촉진하겠다는 여러 방안이 제시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주택자 규제와 수요억제 등이 적용되는 상황에서는 비아파트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 현실적인 소요예산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민간에 대한 건축자금 지원 등 인센티브와 함께 관련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품질관리 감리를 강화해 민간에서도 품질이 높은 2룸과 3룸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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