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27일 동시에 상장한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대형주에 ‘2배 베팅’이 가능해지면서 개인투자자 자금이 더욱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9000 돌파 기대감까지 맞물리며 반도체 쏠림 현상이 한층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각각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일제히 출시한다. 기존에는 코스피200이나 반도체지수 기반 레버리지 상품은 있었지만 국내 개별 종목을 직접 2배 추종하는 ETF가 상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 열기는 이미 뜨겁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약 10만명이 투자자 사전교육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자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실제 올해 초부터 해당 상품에 투자한 것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 수익률은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2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삼성전자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가상 레버리지 ETF 누적 수익률은 약 388%로 계산됐다. 수수료와 각종 비용은 제외한 단순 복리 기준이다.
같은 방식으로 SK하이닉스에 적용했을 때 누적 수익률은 약 5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감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며 주가 상승 폭이 커진 영향이다.
다만 레버리지 ETF 특성상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급격히 커지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반도체주 조정이 이어졌던 지난 3월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는 약 44%, SK하이닉스는 약 47% 하락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최근 투자자 안내 자료를 통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고위험 상품'으로 규정했다. 특히 가격 제한폭이 ±30%인 국내 증시 특성상 이론적으로 하루 최대 손실률이 60%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도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이 하루 30% 상승한 뒤 다음 날 30% 하락하면 일반 투자상품은 100에서 91로 줄어 9% 손실에 그치지만 2배 레버리지 구조에서는 100이 160으로 오른 뒤 다시 64로 떨어져 총 36% 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단기간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면 실제 누적 수익률은 투자자 기대와 크게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이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ETF 설정 과정에서 현물과 선물 매수가 동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상장 초기 자금이 집중되는 특성상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증시 또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장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과 외국인 규모 등이 워낙 큰 만큼 ETF 자금 유입만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기존 반도체 ETF와 중소형 반도체 종목에서 수급이 이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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