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흐름의 중심에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있다. 정무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민 의원은 최근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대표 발의하며 정치권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디지털 자산을 단순 투자상품이 아니라 “미래 금융 인프라”라고 규정한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 의원은 인터뷰 내내 “변화의 속도를 이해하는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의 결제는 결국 디지털 자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소버린 AI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대한민국의 미래 안보 전략이자 경제 전략”이라고 말했다.
“코인을 투기 아닌 산업으로…제도화가 핵심”
―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최근 디지털 자산 분야에 적극 뛰어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가 대학 시절 철거촌과 산동네에서 빈민운동을 했습니다. 재개발 지역 세입자들에게 영구임대주택을 보장해야 한다는 운동이었죠. 그때 느낀 게 제도화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제도가 없으면 국민들이 피해를 봅니다. 지금 디지털 자산도 똑같습니다. 현상은 이미 거대한데 제도가 없으니까 혼란이 생기는 겁니다.”
― 처음부터 디지털 자산에 긍정적이었던 건 아니었습니까.
“솔직히 예전에는 코인 하면 도박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들여다보니까 이건 제도화하면 산업이 되는 분야였습니다. 미래 먹거리이자 엄청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영역인데 우리가 방치하고 있었던 겁니다.”
― 스스로를 ‘민생 정치인’이라고 자주 표현합니다.
“정치는 결국 국민 삶을 책임지는 일입니다. 코로나 당시 자영업자들이 집합금지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 아무도 손실보상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때 청와대 앞에서 피켓 들고 국회에서 농성하면서 손실보상법을 추진했습니다. 민생은 그냥 말하는 게 아니라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디지털 자산 역시 민생 문제라고 보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미래 먹거리인데 방치하면 국민들이 피해를 봅니다. 산업이 성장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거죠.”
“디지털 자산 기본법은 금융 인프라 설계도”
― 디지털 자산 기본법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코인을 투기의 영역에서 제도의 영역으로 바꾸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방치 상태였어요. 그런데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제도화되면 지급결제 수단이 되고 금융 인프라가 됩니다. 결국 대한민국 미래 금융 시스템을 설계하는 기본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이 입법 적기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세계는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홍콩, 싱가포르, 미국 모두 실물자산 토큰화(RWA)를 하고 있어요. 결제와 송금 인프라가 디지털 자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우리만 아직 할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기술은 이미 충분한데 제도가 늦은 겁니다.”
― 한국의 디지털 자산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대한민국은 미국, 중국 다음 정도 되는 세계 3위권 시장입니다. 결코 뒤처진 나라가 아닙니다. 문제는 제도화입니다. 미국도 하고 일본도 하고 홍콩도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규칙이 없습니다. 그 상태에서 세계 3위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 해외 기업 관심도 높습니까.
“엄청납니다. 제도만 만들어지면 한국에서 사업하겠다는 곳들이 많습니다. 한국은 디지털 자산 수용성이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가상자산’ 아닌 ‘디지털 자산’…인식 바꿔야”
― ‘가상자산’ 대신 ‘디지털 자산’이라는 표현을 강조합니다.
“가상자산이라고 하면 없는 것 같고 허황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건 실제 디지털 공간에서 작동하는 자산입니다. 디지털 속 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표현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입니다.”
― 국민 인식은 여전히 투기 쪽이 강합니다.
“안 써봤기 때문입니다. 실제 써보면 편리하고 수수료도 낮습니다. 결국 규칙을 만들고 다양한 사용 사례가 생기면 인식은 자연스럽게 바뀔 겁니다.”
― 법안에는 ICO 전면 허용 내용도 담겼습니다.
“지금까지는 금지와 방치 사이에 있었습니다. 저는 질서 있는 허용을 하자는 겁니다. 글로벌 기준에 맞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되 행위 규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죠.”
―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영향이 크겠군요.
“당연하죠. 자금 조달이 훨씬 쉬워집니다. 이건 철도 레일을 까는 것과 비슷합니다. 결제 시스템이라는 미래 금융의 레일을 선점하는 겁니다.”
“스테이블코인 핵심은 준비자산”
―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본금을 5억원으로 설정했습니다.
“너무 낮아도 문제고 너무 높아도 문제입니다. 중요한 건 자본금 규모가 아닙니다. 핵심은 준비자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상환할 수 있느냐입니다.”
― 준비자산 개념을 쉽게 설명하면요.
“예를 들어 1코인을 발행하려면 1000원을 실제로 보관하는 구조입니다. 다시 현금이 필요하면 언제든 1000원으로 바꿀 수 있는 거죠. 결국 안정성은 준비자산 관리와 상환 시스템에서 나옵니다.”
― 코인런 우려는 없습니까.
“100% 준비자산을 보관하는데 코인런이 발생할 수 없습니다. 은행은 일부만 지급준비금으로 남기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전액 보관 구조입니다.”
― 금융위 산하가 아니라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제안했습니다.
“이건 금융위 혼자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은행, 과기정통부, 조세, 통상 문제까지 다 연결됩니다. 미래 금융 질서를 좌우할 국가 전략 산업이기 때문에 대통령 직속으로 가야 합니다.”
“한국은행은 수비수…혁신 주도는 민간이”
―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다소 보수적입니다.
“중앙은행이 보수적인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혁신 분야에서는 리스크를 없애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자동차가 위험하다고 자동차를 금지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 은행 중심 구조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홍콩 재정당국 인사도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은행은 수비수 역할이지 공격수가 아니라는 겁니다. 혁신은 민간이 주도하고 은행은 안정성 보완 역할을 하면 됩니다.”
― 법안이 통과되면 어떤 변화가 예상됩니까.
“해외로 나간 인재와 기술이 리쇼어링할 겁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으로 몰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 인구의 30% 가까이가 디지털 자산을 경험한 나라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용성을 가진 시장입니다.”
― 결국 금융 허브 전략이군요.
“그렇습니다. 미국은 달러 기반으로 가겠지만 우리는 콘텐츠와 플랫폼 기반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략으로 갈 수 있습니다. 지급결제 시스템을 장악하는 나라가 미래를 장악하게 될 겁니다.”
“소버린 AI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한 세트”
― 디지털 자산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규정했습니다.
“AI 시대 결제는 결국 디지털 자산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버린 AI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한 세트라고 봅니다. 이건 단순 금융이 아니라 국가 안보 전략입니다.”
― 대한민국에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입니까.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이해하는 리더십입니다. 성장해야 할 분야는 과감히 성장시키고, 분배가 필요한 곳은 경청과 조율로 해결해야 합니다. 디지털 자산 같은 미래 산업은 성장시켜야 하고, 기존 산업은 공정한 분배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 민병덕 의원 :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민생경제 분야 활동을 이어왔으며, 이후 정치권에 입문해 경기 안양동안갑 재선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융·민생 정책을 집중적으로 다뤄왔으며 코로나 손실보상법,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법안 등 민생 입법에 적극 나섰다. 최근에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대표 발의하며 디지털 금융·스테이블코인 분야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자산을 단순 투자상품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 금융 인프라”로 규정한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AI 시대 국가 전략 자산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소버린 AI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대한민국 미래 안보 전략의 핵심 축”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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