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의 산업예보] 첫발부터 꼬인 KDDX…'현대중vs한화오션' 7.8조 해양방산 향방은

  • 기본설계 맡은 HD현대重 1차 입찰 불참

  • 한화오션 단독 응찰로 유찰…방사청 재공고 수순

  • 설계자료 공유·보안감점 두고 갈등 장기화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오늘의 조선업계 '폭풍'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첫 입찰부터 유찰되면서 향후 사업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2차 입찰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의 참여 여부에 따라 경쟁 입찰 성립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진행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1차 입찰'은 한화오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지명 경쟁 방식은 원칙적으로 복수 업체가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이 1차 입찰 참가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지명 경쟁 입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방사청은 오는 29일 마감되는 2차 입찰 절차를 통해 사업자 선정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KDDX는 해군의 6000t급 한국형 이지스함 6척을 국내 기술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7조8000억원 규모로,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비만 약 9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KDDX는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사업 초반 개념설계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했기에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역시 수의계약 방식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과거 군사기밀을 유출한 사건과 관련해 방산 입찰 보안 감점 문제가 불거졌다. 그 후 방사청이 지명 경쟁 입찰 방식을 확정하게 되면서 한화오션과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두 업체 간 경쟁 과열로 방사청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사업이 2년가량 지연됐다.

입찰이 시작된 뒤에도 갈등은 이어졌다. 쟁점은 HD현대중공업이 수행한 기본설계 자료의 공유 여부였다. 방사청은 경쟁 입찰이 성립되려면 입찰 참여 업체가 같은 조건에서 제안서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기본설계 자료 일부를 한화오션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해당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공개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다만 법원은 지난 8일 HD현대중공업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은 15일 항고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과 방사청은 경쟁 입찰의 공정성을 위해 필요한 절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진행된 1차 입찰에는 한화오션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불참을 KDDX 본사업 수주전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기도 한다. 회사 측은 향후 참여 여부에 대해 "제반 여건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 감점 문제도 2차 입찰의 핵심 변수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방산 입찰에서 보안 감점 이슈를 안고 있다. 방산 사업은 기술 능력과 가격, 사업 관리 능력, 보안 평가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특히 대형 함정 사업은 평가 점수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어 감점 적용 여부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국금속노조 HD현대중공업지부도 팔을 걷고 나섰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고용노동부에 KDDX 사업의 공정한 집행과 노동자 생존권 보호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이미 법적, 행정적 처벌이 종결된 사안이므로 사업에 대한 불이익이 가중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벌점 부과가 사업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2차 입찰에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2차 입찰에서도 HD현대중공업이 불참할 경우 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한화오션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측은 현재까지 최종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어 실제 경쟁 성립 여부는 2차 입찰 마감까지 지켜봐야 한다.

방사청은 2차 입찰 절차를 거쳐 올해 3분기 내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차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할 경우 KDDX 사업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2파전으로 다시 전개될 전망이다. 반대로 2차 입찰에서도 경쟁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한화오션과의 수의계약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업 구도는 또 한 번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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