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알고도 두 달 연속 '적합'…GTX 삼성역 감리도 작동 안 했다

서울 강남구 GTX-A 노선 구간인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GTX-A 노선 구간인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개발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GTX-A 삼성역 공사 현장에서 주철근 178t이 누락된 사실을 감리단이 인지한 뒤에도 두 달 연속 검측 결과를 ‘적합’으로 처리한 정황이 확인됐다. 서울시도 감리단이 작성한 건설사업관리 보고서를 별도 검증 없이 국가철도공단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공·감리·감독 체계 전반이 도마에 올랐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3공구 건설공사 건설사업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구간 감리를 맡은 삼안은 철근 누락 사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검측 체크리스트에 연달아 ‘합격’ 판정을 내렸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자체 품질 점검을 통해 지하 5층 기둥 80곳의 주철근 178t 누락 사실을 최초 인지한 것은 지난해 10월 23일이다. 현대건설은 같은 달 30일 감리단장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고, 11월 10일에는 서울시 측에 이메일로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나 감리단은 철근 누락을 알고도 지난해 11월 11일과 14일 작성한 검측 체크리스트에서 ‘철근의 배치 간격은 정확한가’, ‘주철근의 크기·형상 및 조립상태는 양호한가’ 등 핵심 항목에 모두 ‘합격’ 판정을 했다. 다음 달인 12월 23일 등에 작성된 검측요청서에서도 해당 공구 철근 배근을 ‘적합 및 합격’으로 기록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11월 구조적 결함을 보고받아 파악하고 있었지만 감리단이 작성한 보고서를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서울시는 해당 건설사업관리 보고서를 위탁자인 국가철도공단에 제출했다.

향후 책임 소재를 두고 건설기술진흥법 해석 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안이 시공 중 자체 점검으로 확인·조치된 건으로, 사망자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건설사고’에 해당하지 않아 정상 절차대로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부실공사 우려가 발생한 즉시 현장 점검과 국토부 보고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국토부는 이미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별도 특별 현장점검단도 꾸려 시공·안전·품질관리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도 변수다. 보강 공사와 외부 검증 등이 이어지면 삼성역 무정차 통과와 정식 개통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민간 사업자에 지급해야 할 운영손실보전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재정적 책임까지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공 부실과 늑장 대응의 대가를 국민 혈세로 떠넘겨선 안 된다”며 서울시와 현대건설, 감리사 삼안을 상대로 한 구상권 청구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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