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브리원·E채널 새 예능 '돌싱N모솔'이 14일 첫 방송을 앞두고 관전 포인트를 공개했다. 프로그램은 다시 한 번 사랑하고 싶은 돌싱녀와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 없는 모솔남이 '연애기숙학교'에서 만나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다. 제작진은 이를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파격적 조합"으로 소개했고, 날것의 감정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흥미로운 설정이다. 이미 한 차례 결혼과 이별을 경험한 사람, 그리고 연애의 첫 장도 넘겨보지 못한 사람이 만난다. 경험의 간극이 큰 만큼 기존 연애 예능과 다른 그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위험해보이는 건 그 지점이다. 이 프로그램이 내세운 차별점은 곧 감정의 비대칭이며, 그 비대칭 자체가 자극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돌싱과 모솔은 '연애 경험의 많고 적음'으로만 환원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다. 돌싱은 사랑의 시작뿐만 아니라 결혼과 파탄, 관계의 책임과 후폭풍까지 통과한 사람이다. 반면 모솔은 관계의 입문 단계에 있는 사람이다. 양측은 각자 다른 방식의 상처나 기대, 불안을 안고 있다. 그런데 방송은 그 차이를 섬세하게 다루기보다, 우선 극과 극의 차이에서 오는 어색함과 충돌을 흥행 포인트로 제시한다.
김재훈 PD는 "'연애 프로그램은 왜 늘 끼리끼리만 매칭할까', 그 자체가 편견이고 스스로를 가두는 틀 아닌가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얼핏 들으면 틀을 깨는 것 같고, 진보적으로 느껴진다. 한편으론 꽤 편리한 말이다. 비슷한 조건끼리의 만남이 반복돼온 모습을 단숨에 '편견'으로 밀어버리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사람들은 보수적이어서 비슷한 조건을 찾는 게 아니다. 삶의 단계, 관계의 속도, 감정의 부담, 책임의 크기가 비슷해야 덜 다치고 덜 무너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편견이 아니라 현실적인 안전 장치다.
'돌싱N모솔'의 문제는 이질적인 조합을 시도했다는 데만 있지 않다. 누군가는 이미 한 번 관계의 실패를 겪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고, 누군가는 처음의 서툶과 두려움을 견뎌야 한다. 둘 다 각자의 페널티를 안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그 페널티를 서로에게 감수하게 만드는 구조다. 모솔남에게 돌싱녀는 지나치게 무거운 첫 경험이 될 수 있고, 돌싱녀에게 모솔남은 감정을 처음부터 설명하고 이끌어줘야 하는 상대가 된다. '새로운 시선'이라는 말로 덮기엔, 한쪽이 다른 한쪽의 학습장이나 재활 무대처럼 기능할 여지가 너무 크다.
'연애기숙학교'라는 설정도 묘하게 걸린다. 사랑은 배울 수 있지만, 예능이 사랑을 가르치는 교실이 되는 순간 출연자는 쉽게 교재가 된다. 특히 경험의 차이가 큰 두 집단을 한 공간에 넣을 경우, 관계는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보다 누가 더 서툰지, 누가 더 상처가 깊은지, 누가 누구를 감당해야 하는지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편집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시청자는 누군가의 진심보다 누군가의 미숙함을 구경하게 되고, 제작진이 말한 '날것의 감정'은 어느새 보호받아야 할 감정이 아니라 소비되는 감정이 된다.
MC들의 소개도 이런 우려를 지우진 못한다. "편견을 깨부수는 연애 프로그램", "도파민 맛집", "숨막히고 기가 막힌 장면들" 같은 표현은, 제작진이 이 프로그램을 얼마나 관계 실험이자 감정 자극물로 포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모든 연애 예능은 어느 정도 자극과 관찰의 문법 위에서 돌아간다. 문제는 자극의 원천이다. 상황이 흥미로운 게 아니라, 관계 불균형이 흥미거리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불편하다.
돌싱녀와 모솔남의 만남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아니다. 현실에서도 그런 만남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현실의 만남은 방송용 기획 콘셉트로 묶이지 않는다. 누군가의 삶의 이력과 누군가의 서툰 첫 연애가 "이 조합, 한 번 붙여보면 재밌겠다"는 발상 아래 편성되는 순간, 그 관계는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이 아니라 포맷의 실험물이 된다. 이때 시청자는 신선함보다 잔혹함을 먼저 감지한다.
첫 방송을 앞둔 '돌싱N모솔'은 화제성 면에서 이미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연애 예능이 새로워지는 방식이 꼭 더 극단적인 조합, 더 큰 감정 격차, 더 불안한 관계 설계여야 하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편견을 깬다는 말은 언제나 좋아 보인다. 하지만 사람을 더 안전하게 이해하기 위해 틀을 깨는 것과, 더 재미있게 소비하기 위해 보호 장치를 뜯어내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돌싱N모솔'이 첫 방송 이후 증명해야 할 것도 바로 그것이다. 정말 편견을 넘어서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비대칭을 흥밋거리로 내세운 위험한 기획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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