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의원이 대표 발의한 ‘1980년 사북사건 국가사과 이행 촉구 결의안’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하며, 40여 년간 이어진 역사적 과오에 대한 국가 책임 이행이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 의원은 14일 “결의안이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원안대로 통과했다”며 “조속한 본회의 의결을 통해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결의안은 지난해 11월 발의된 이후 여야를 막론한 73명의 국회의원이 초당적으로 동참하며 정치권의 공감대를 확인한 바 있다.
이번 결의안은 1980년 강원 정선군 사북읍에서 발생한 ‘사북사건’과 관련해 광부와 주민, 노조위원장 가족, 경찰 등 모든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공식 사과와 위로를 촉구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아울러 진실화해위원회가 권고한 피해자 명예회복과 기념사업 추진 등 후속 조치의 이행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결의안은 지난 9일 국방위원회 법률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이견 없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향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 절차만 남겨두게 되면서, 사북사건에 대한 국가의 공식 입장 표명과 실질적 조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북사건은 1980년 4월, 열악한 노동환경과 부당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던 광부와 주민들의 집단 항의 과정에서 촉발됐다. 집회가 불허된 상황에서 사복 경찰과 광부 간 충돌이 격화되며 사태는 급속히 확산됐고, 일부 시위대가 공공시설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경찰 1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격렬한 충돌로 번졌다.
사태는 노·사·정 간 합의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후 계엄사령부가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약 200여 명을 대거 연행하면서 또 다른 비극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불법 체포와 구금, 고문 등 공권력 남용에 따른 인권침해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사건의 성격은 단순한 노동 분규를 넘어 국가 폭력 문제로 확장됐다.
실제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1기 조사와 2024년 2기 조사에서 사북사건을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규정했다. 위원회는 정부에 공식 사과와 피해자 명예회복, 기념사업 추진 등을 권고했지만, 현재까지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결의안은 이러한 역사적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특히 피해자 상당수가 고령이거나 이미 세상을 떠난 현실에서, 국가의 책임 있는 조치가 지연될수록 역사적 정의 실현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강조된다.
이철규 의원은 “사북사건은 단순한 지역 사건이 아니라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광부와 주민들의 절박한 현실에서 비롯된 문제였다”며 “이제는 국가가 나서 상처 입은 모든 이들에게 해원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위원회 통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고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결의안 통과를 두고 ‘지연된 정의의 회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국가 폭력과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입법적·정책적 책임을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다시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40여 년의 세월을 건너온 사북사건이 이제야 비로소 국가의 공식 응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남은 절차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결과가 피해자와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위로와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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