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8일 신임 사장 재공모에 나서며 6개월간 이어진 수장 공백 사태 해소와 조직 쇄신을 위한 본격 행보에 돌입했다. 이번 재공모는 단순한 인선 절차를 넘어 내부 출신을 배제하고 외부 전문가를 수혈해 조직 체질을 바꾸겠다는 정부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LH는 이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오는 16일까지 임기 3년의 사장을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LH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향후 서류 심사 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를 압축할 예정이다. 이후 국토교통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신임 사장이 선임된다.
일반적으로 사장 인선은 공모부터 임명까지 2~3개월이 소요되지만, 수장 공백이 6개월에 육박한 현 상황을 고려하면 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상반기 내 취임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재공모는 지난 1차 공모가 정부에 의해 반려되면서 추진됐다. LH는 지난해 11월 신임 사장을 공모해 3명의 후보를 추천했으나, 후보군이 전원 내부 인사로 구성됐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며 임명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출범한 ‘LH 개혁위원회’가 고강도 혁신안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내부 출신 인사 임명은 조직 쇄신 기조와 배치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내부 인사 중심 인선이 이어질 경우 ‘제 식구 감싸기’나 ‘카르텔 유지’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LH는 초유의 ‘대행의 대행’ 체제를 이어왔다. 지난 1월 이상욱 부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조경숙 주거복지본부장이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핵심 정책 결정 지연 등 경영 공백 우려가 지속돼 왔다.
이번 공모에서는 LH 전·현직 임원 등 내부나 내부 출신 지원자는 사실상 배제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외부에 훌륭한 사람이 없어 내부에서 사장을 뽑느냐”고 질타한 바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LH 사장을 내부에서 임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외부 인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차기 사장 후보군으로는 외부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성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토지임대부 주택 정책을 추진했던 김헌동 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공공주택 정책 전문가와 정치권 인사 등 다양한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임 사장은 고유가와 공사비 상승 여파로 지연되고 있는 3기 신도시 등 주요 사업지의 공기 연장 문제를 수습하고, 상반기 중 발표될 개혁위원회의 고강도 혁신안을 현장에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공공 주도 주택 공급 정책의 전면 실행과 국민 체감형 주거 복지 정책 추진 역시 중요한 역할로 꼽힌다.
LH 관계자는 “LH 사장 공백이 더욱 길어질 경우 핵심 정책 결정 지연 등 경영 공백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며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 조직 쇄신과 함께 공공 주도 공급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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