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희의 엔터 프리즘] 이준익·이병헌 숏드라마로…영화계가 눈 돌린 새 시장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
영화계 감독들이 숏드라마로 눈을 돌리고 있다. 레진스낵 오리지널 작품 '애 아빠는 남사친'에 이병헌 감독이 기획과 연출로 참여한 데 이어 이준익 감독도 '아버지의 집밥'으로 숏드라마 연출에 나섰다. 숏드라마가 더 이상 신인 창작자의 실험장에만 머물지 않고 영화계가 새롭게 주목하는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레진스낵에 따르면 숏드라마 '아버지의 집밥'은 지난 3월 24일 모든 촬영을 마치고 본격적인 후반 작업에 돌입했다. 고리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아내 '순애'가 사고 이후 요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남편 '하응'이 처음으로 집밥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가족의 관계가 변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가족의 감정과 관계를 음식이라는 매개로 풀어낸 원작의 정서를 바탕으로, 영상화 과정에서는 서사와 캐릭터 해석을 더해 보다 밀도 있는 드라마로 재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왕의 남자' '동주' '자산어보' 등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이준익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 숏드라마 연출에 도전한다. 극장용 장편영화의 문법에 익숙한 감독이 세로형 프레임과 짧은 호흡을 전제로 한 포맷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도 적지 않다.
 
이준익 감독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
이준익 감독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

이준익 감독은 "숏드라마에 처음 시도하게 되었다. 세로형 프레임 안에서 캐릭터의 깊은 구석까지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원작의 좋은 부분들을 놓치지 않되 이야기적으로 깊어질 수 있도록 설정했다"고 밝혔다.

배우 라인업도 눈에 띈다. 정진영, 이정은, 변요한이 주요 캐릭터를 맡았다. 정진영이 연기하는 '하응'은 한평생 부엌과 거리를 두고 살아왔지만 아내가 요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처음으로 집밥을 책임지게 되는 인물이다. 이정은이 맡은 '순애'는 오랜 시간 가족의 식탁을 책임져 왔지만 어느 날 갑자기 요리하는 법을 잊으며 평범했던 가족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온다. 변요한은 두 사람의 아들 '명복'으로 분해 가족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인물을 그린다. 숏드라마에 주연급 배우들이 잇따라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최근 시장의 변화와 맞물린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준익 감독 한 사람의 사례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병헌 감독은 레진스낵 오리지널 작품 '애 아빠는 남사친'의 기획과 연출에 참여했고 이 작품은 공개 이후 꾸준한 시청자 유입을 기록하며 레진 플랫폼 내 대표 흥행작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이미 대중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들이 숏드라마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점은 짧은 포맷을 둘러싼 시장의 분위기가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

레진스낵이 내세우는 방향도 분명하다. 회사 측은 숏드라마 포맷 안에서도 완성도 높은 서사를 담아낸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의 집밥' 역시 원작과 제작진, 배우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 프로젝트로 레진스낵이 지향하는 숏드라마 전략을 보여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도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노리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공개 예정작들을 보면 숏드라마 시장의 외연도 조금씩 넓어지는 분위기다. 레진스낵은 '아버지의 집밥' 외에도 '내 동거남의 특별한 조건' '엉큼한 맞선' '배드 키드 굿 파트너' '무진 : 여교수, 제자를 유혹하다'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가족극부터 로맨스, BL, 복수극까지 장르 폭도 넓다. 여기에 '무진 : 여교수, 제자를 유혹하다'는 영화 '이웃사람'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김휘 감독이, '배드 키드 굿 파트너'는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은 김선빈 감독이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끈다. 숏드라마가 짧은 포맷에 머무르지 않고 영화계 연출자들까지 끌어들이는 흐름이 라인업에서도 확인되는 셈이다.

이병헌 감독에 이어 이준익 감독까지 숏드라마 연출에 나선 만큼 짧은 포맷을 바라보는 영화계의 분위기도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 숏드라마가 앞으로 업계의 콘텐츠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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