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꽃같은 어머니의 사랑…국립무용단 '귀향'

  • 시 '귀향'서 모티브…모자 간 기억·감정

  • 절제된 한국춤에 현대적인 무대 구성

  • "어머니도 한 여자" 울컥…삶의 여정 무대에

귀향 연습실 공개 사진국립무용단
'귀향' 연습실 공개 [사진=국립무용단]

어머니 나 돌아왔어요/어둡고 습기 찬 벼랑을 지나/긴 밤을 돋우어 달려왔어요/바람이 바람의 집에 돌아가 쉬듯이/오직 한 가지 마음으로 달려왔어요.  (김성옥 시 '귀향' 중) 
 
국립무용단이 올해 첫 번째 신작으로 ‘귀향’을 선보인다. 한국춤의 서정성에 연극적 서사를 결합한 무용극 ‘귀향’은 김성옥의 시 '귀향'을 모티브로, 어머니와 아들 간 내면의 기억과 감정을 무대 위에 풀어낸다.
 
예술감독 겸 국립무용단장인 김종덕은 3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귀향'은 관객과 교감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제가 가장 깊이 있게 느꼈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며 “어머니와 고향에서 영감을 얻었다”라고 밝혔다.
 
귀향 연습실 공개 사진국립무용단
'귀향' 연습실 공개 [사진=국립무용단]

김 감독은 그간 사회현상이나 거대 담론을 주로 다뤄왔지만, 이러한 주제를 풀어내는  데 언젠가부터 한계를 느꼈다. 그렇기에 이번엔 무한하게 쏟아낼 수 있는 '가슴 속에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던 것'을 끄집어내기로 했다. 부모, 가족, 고향이 바로 그것. 이번 작품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과 그리움의 정서를 중심에 두고, 한국춤 특유의 절제된 미학에 현대적인 무대 구성을 더했다.

어머니 역을 맡은 장현수는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섬세하게 연기한다. 노래 '봄날은 간다'를 허밍으로 부르거나, 마치 아들이 옆에 있는 듯 허공에 혼잣말을 하는 식으로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표현한다.   
 
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 공연 귀향 기자간담회에서 김종덕 예술감독 겸 국립무용단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립무용단
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 공연 '귀향' 기자간담회에서 김종덕 예술감독 겸 국립무용단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장윤나 단원, 김종덕 감독, 장현수 단원, 이석준 단원. [사진=국립무용단]

장현수는 이날 간담회 도중 어머니를 언급하며 감정이 북받치기도 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라는 가사의 노래를 좋아해요. 제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그 노래를 부르니 마음이 짠해지더군요. 어머니도 한 여자였을텐데 많은 고생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에요."

어머니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장윤나 역시 역할에 깊이 몰입했다. "20~30대의 찬란했던 젊은날을 지나 40~50대를 지나가는 어머니 역을 맡았어요. 저 역시 두 아이를 둔 40대 중반의 어머니로서, 세상의 전부였던 아들을 빼앗긴 심정이 어떨지를 상상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작품은 총 3장이다. 1장은 인생 끝자락에 선 어머니의 현재를, 2장은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를, 3장은 어머니 삶을 회상하며 되돌아보는 과정을 담는다. 스쳐 지나간 세월, 사랑과 이별, 기억과 화해, 상처와 그리움, 그리고 회복과 위로에 이르는 삶의 여정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김 감독에게 어머니의 사랑은 '치자꽃'이다. "치자꽃은 되게 소박하지만 향이 진하죠. 어머니를 생각하면 치자꽃이 떠올라요.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향이 멀리 퍼지는, 제 마음 속 추억과 사랑을 표출하는 매개체라고 할까요." 

공연은 4월 23일부터 4월 2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귀향 연습실 공개 사진국립무용단
귀향 연습실 공개 [사진=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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