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신혼집에 맞는 냉장고를 추천해 줘.”
유통업계에 ‘인공지능(AI) 쇼핑 에이전트’ 시대가 열렸다. 복잡한 검색어 입력이나 수십 개나 되는 필터 조작 없이 매장 직원과 대화하듯 묻기만 하면 된다. 검색어에 걸린 수천 개 결과를 나열하던 과거 방식을 넘어 AI가 질문의 맥락과 숨은 의도까지 파악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대화형 쇼핑’이 업계의 승부처가 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부터 패션,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 이르기까지 AI 쇼핑 에이전트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아마존 ‘루퍼스’와 월마트 ‘스파키’ 등 AI 에이전트가 구매 전환율을 끌어올리며 성과를 보이자 국내 유통사들도 도입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날부터 AI 쇼핑 에이전트 ‘하비’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 하비는 고객이 검색어를 입력하는 대신 대화하듯 질문하면 AI가 원하는 상품을 찾아주고 비교·추천 이유까지 지원하는 쇼핑 서비스다. 고객이 여러 조건을 반복해 검색하지 않아도 AI가 질문의 맥락을 이해하고 개인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해 준다.
롯데하이마트는 연간 100만건 이상의 서비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비를 지속 고도화해 올해 하반기에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박경석 롯데하이마트 IT(정보기술)·AI부문장은 “하비의 고도화를 추진해 향후 초개인화 상품 추천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전 전문 이커머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달 카카오가 론칭한 카카오톡 내 AI 서비스 ‘챗지피티 포 카카오’의 핵심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카카오톡 대화창에 '2월 시드니 여행에 어울리는 코디 보여줘'라고 입력하면 무신사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TPO(시간·장소·상황)와 날씨에 맞는 최적의 코디를 추천받고 곧바로 구매 후기까지 확인할 수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는 기존 ‘검색 기반 커머스’ 환경을 ‘대화형 패션 커머스’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경쟁은 국내 이커머스 전반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롯데온은 지난 1일 대화형 검색 서비스인 ‘패션 AI’를 선보였다. ‘화사한 색상의 카디건’처럼 감성적인 표현이나 ‘봄 하객룩 원피스’ 같은 구체적인 상황을 입력해도 AI가 알아듣고 취향에 맞는 옷을 골라준다.
신세계그룹 계열 G마켓은 합작 파트너인 알리바바그룹의 IT를 접목한 ‘초개인화 에이전트’ 서비스를 개발해 올해 하반기 정식 도입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에는 이미지, 음성, 영상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인간처럼 입체적으로 상황을 이해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11번가는 2024년 도입한 초개인화 추천 서비스 ‘Ai홈’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리뷰 평점, 배송 혜택, 실시간 판매량,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해 상품성이 높은 제품을 우선 추천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이커머스의 경쟁 축이 최저가 검색에서 맞춤형 AI로 이동하고 있다”며 “누가 더 정교하게 고객의 시간을 아끼고 취향을 저격하느냐의 질적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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