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기름값이 크게 뛰면서 몇 년째 둔화 중인 전기차 시장 수요가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 연초부터 완성차 업체들은 스스로 전기차 몸값을 낮추며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정면 돌파에 나선 상태다. 이번 고유가 기조의 장기화 여부가 결정적인 시장 반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캐즘'?…2023년부터 느려진 대중화
2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글로벌 전기차(BEV+PHEV) 시장 인도량은 약 121만8000대로 전년 동월(124만5000대) 대비 2.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수요 둔화 흐름이 지속하는 한편 중국,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 감소 폭이 커져 연초부터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캐즘 현상은 2023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연간 판매 대수는 꾸준히 늘지만, 성장률이 둔화하는 것이다.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성장률이 109.5%에 달했던 반면 지난해는 21.6%로 크게 꺾였다. 이는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34.9%)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연도별 글로벌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2021년 56.9% △2022년 32.6% △2023년 32.7% △2024년 26.2% 등으로 우하향 추세다.
캐즘 요인은 복합적이다.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안전성 우려 등 기존 문제에 더해 최근 보조금 축소 등 각국 정부의 정책 환경 변화까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미국 정부는 지난해 9월 자동차 한 대당 최대 7500달러를 주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제도를 폐지했다.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를 보조금 없이 사려니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 시장의 경우엔 지난해부터 회생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80만6515대로 전년(64만6716대) 대비 24.7% 늘었다. 2024년(64만6716대) 판매 증가율이 18.9%였던 점을 고려하면 수요 회복 기대가 확산하는 중이다.
중국 EV 파상 공세까지…"가격 더 내려라" 경쟁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판을 흔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비야디(BYD)코리아는 지난달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DOLPHIN)'을 출시했는데, 가격은 동급 내연기관차 수준인 최저 2450만원으로 책정했다. 상위 트림인 돌핀 액티브는 2920만원이다. 전기차 구매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다른 완성차 업체도 더 이상 보조금에만 기대지 않고, 스스로 가격 경쟁력을 방어하고 나섰다. 기아는 지난달 22일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5 롱레인지 모델과 EV6 판매 가격을 각각 280만원, 300만원 내리고 EV5 스탠다드 모델도 새로 추가했다. 이 모델은 실구매가가 3400만원대로 BYD 씨라이언7(4490만원) 등 동급 모델보다 가격 우위를 확보했다.
현대차 역시 올 1월부터 할부 금리를 내려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현대 EV 부담 다운 프로모션'의 모빌리티 할부 기준 금리를 기존 5.4%에서 2.8%로 내린 게 골자다. 36개월 차량 반납 유예형 할부 상품으로, 금리 인하 적용 차종은 현대차 EV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코나 일렉트릭이다. 예컨대 아이오닉5 스탠다드 모델 기준 월 납입금이 36만원에서 31만원으로 이자 부담이 월 5만원씩 낮아지게 된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기름값이 크게 오른 만큼 가격 인하 경쟁은 시장 수요의 빠른 회복을 부추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줄줄이 전기차 가격을 내리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며 EV에 대한 관심이 늘었는데,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진다면 전기차 수요도 크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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