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수도권의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 해법은 결국 '지속적이고 충분한 공급'뿐입니다.“
19일 아주경제신문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열린 '2026 부동산입법포럼'에서 전성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장은 주택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별로 차별화된 공급 전략'을 제언으로 내놓았다. 전 센터장은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여건이 판이한 만큼, 천편일률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 맞춤형 설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 센터장은 이날 발표에서 구체적인 통계 지표를 제시하며 공급 부족의 심각성을 역설했다. 수도권 주택 시장의 핵심인 아파트 착공 물량은 2022년 이후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의 직격탄을 맞으며 과거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와 청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 부문과 지방의 공급 위축은 심각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그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보고서 등에 따르면 공급이 경직된 지역에서 수요 지원 정책을 쓰면 혜택이 공급자가 아닌 임대료나 매매가 상승으로 전이되어 효과가 사라진다"며 "호주, 독일, 영국 등 선진국들이 최근 주거 정책의 80%를 공급 활성화에 쏟아붓는 이유를 새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에는 금융 중심의 수요자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 센터장은 "취약계층에 대한 핀셋 지원은 필요하지만, 전반적인 수요 지원은 자칫 자산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며 "수도권처럼 상승 압력이 강한 곳은 금융 지원보다 물량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별 격차와 관련해서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수도권은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현황 대응형' 공급이, 비수도권은 시장 위축을 극복하기 위한 '미래 창조형' 공급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전 센터장은 "수도권은 도심 재정비만으로는 수요를 다 채울 수 없기에 신도시 조성을 통한 물량 확보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도심 재생과 신도시 공급을 병행하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에 대해서는 "물량 위주가 아니라 수도권보다 더 뛰어난 정주 여건을 갖춘 양질의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창조적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재정비 사업에 대해서는 뼈아픈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전 센터장은 무분별한 용적률 완화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용적률을 풀어주면 단기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곧바로 '종전자산(땅값)'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사업성을 다시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 상황에 따라 규제를 조였다 풀었다 하는 '탄력적 대응 체계' 구축을 대안으로 내놨다. 공급 가격이 오르거나 시장이 침체될 때는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과열기에는 묶어두어 규제 완화의 혜택이 토지 가격 상승으로만 흡수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마지막으로 전 센터장은 "주택 문제는 결국 일자리를 동반한 지역의 산업 정책과도 함께 가야 한다"며 "강력한 국토 균형 발전을 바탕으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파격적인 정책이 동반될 때 주택 시장도 장기적인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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