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칼럼] '新인프라 공정'과 '스마트경제 신형태'… 中 신조어가 가져올 변화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용인대 중국학과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향후 5년간 중국 경제·사회 발전 방향을 담은 15·5 규획(2026~2030년)을 확정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2026년 양회가 폐막되었다. 올해도 전 세계의 관심은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 처음 등장한 신조어에 집중되었다. 언급된 신조어의 함의와 그에 따른 향후 정책변화에 언론 매체마다 다양한 해석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표의문자의 특성상 함축된 중국 신조어를 이해하고 분석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번 정부업무보고에서 도시주민 소득증대계획(城鄕居民增收計劃), 봄·가을방학(春秋假), 미래 에너지(未来能源), 신인프라 공정(新基建工程), 세계급 도시군(世界級城市群), 스마트경제 신형태(智能經濟新形態) 등 10여 개의 양회 신조어가 등장했다. 핵심은 미국의 기술제재에 대응해 첨단기술·산업 육성을 확대하고 경제성장을 위한 소비 부양책으로 귀결된다.


각 신조어별로 담긴 의미를 간단히 분석해 보자. ‘도시주민 소득증대계획’은 이른바, 소득주도형 경제성장 개념으로 도시주민의 직간접적인 소득을 증대시켜 자연스럽게 소비확대 효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봄·가을방학’ 확대 방안도 양회에 처음 등장한 용어로 내수진작과 소비촉진을 위해 지방정부가 봄가을 방학과 유급휴가 시차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라는 의미다. 가족 여행을 통해 서비스 소비 확대와 내수 활성화를 위한 목적이다. ‘미래 에너지’는 핵융합, SMR(소형모듈 원자로), 차세대 수소, 우주 태양광 등 영역에 대한 투자 확대와 산업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세계급 도시군’은 징진기(베이징-톈진-허베이성, 京津冀) 도시군, 창장삼각주(상하이-저장-장쑤성, 長三角) 도시군과 웨강아오 대만구(광둥성-홍콩-마카오, 粤港澳大湾区) 도시권을 미국 동북부 대서양 도시권(뉴잉글랜드·뉴욕·펜실베이니아·워싱턴DC 등), 북미 오대호(미시간호·이리호·휴런호·슈피리어호·온타리오호) 연안 광역도시권과 같은 세계적인 경제권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2025년 등장한 신조어인 양중(兩重)의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에 재정을 지원하는 국가중대(重大)전략의 확장판이다. 무엇보다 ‘신인프라 공정’과 ‘스마트경제 신형태 조성’ 2개 신조어의 숨은 함의와 변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관련 주식 종목이 주목을 받으며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첫째, ‘신인프라 공정’ 관련 산업인프라 구축과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신인프라 공정은 2020년 양회 정부업무보고에 처음 등장한 ‘신형인프라 투자(新型基礎設施建設) 확대’와 2025년에 언급된 양중의 ‘중점 영역의 안보 인프라 건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과거에 언급된 신형 인프라는 크게 정보통신 인프라(5G 기지국·산업인터넷·빅데이터 센터·AI), 에너지 인프라(특고압·신에너지 자동차 및 충전소), 교통인프라(도시철도와 고속철도)의 7대 핵심 인프라 투자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정보화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혁신인프라(과학기술·과학교육 등)를 추가해 AI·5G 등 디지털 기술의 혁신과 응용 확대가 핵심이었다. 디지털 기술 투자를 확대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의 경기를 부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 고도화와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였다. 지난 5년간 신형 인프라 투자 확대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5G 기지국 건설 사례를 보자. 공업신식화부 통계에 의하면, 2025년 기준 전국 이동통신 기지국이 1287개로 그중 4G 기지국이 719.2만개(전년대비 8만개 증가), 5G 기지국이 483.8만개(전년대비 58.8만개 증가)로 5G 기지국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언급된 신인프라 공정은 기존 신형인프라 개념과 중점영역 인프라 건설의 확장판으로 전국 전력망의 일체화, 위성 인터넷, 정보통신망을 포함한다. 나아가 초대형 규모의 AI 지능형 컴퓨팅 클러스터(智算集群) 구축, 컴퓨팅 자원과 전력자원 간 협업 시너지효과 최적화(算電協同)를 위한 인프라 구축까지 확대된 개념이다. 지능형 컴퓨팅 클러스터는 AI·빅데이터·머신러닝 등 고성능 연산을 위해 수만개의 GPU 등 하드웨어 구축과 클라우드-네이티브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분산 컴퓨팅 환경 인프라가 집적화된 곳을 의미한다. 2025년 기준 만개가 넘는 AI GPU·TPU의 고성능 시스템이 구축된 지능형 컴퓨팅 클러스터(万卡集群)가 총 42개 있으며, 지능형 컴퓨팅 연산 규모는 1590엑사플롭스(EFLOPS·1초에 100경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수행)를 넘어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에 있다. 양회 기간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26년 올해 6대 인프라 망(수력망·전력망·컴퓨팅 파워망·신형통신망·도시 지하배관망·물류망)과 AI 플러스 등 인프라 구축사업에 7조 위안(약 1518조원)의 돈을 쏟아붓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15.5규획 마지막 연도인 2030년에 중국 AI 관련 산업 규모도 10조 위안(약 2168조원) 이상으로 증가시킨다는 목표다. 더욱 심화되고 있는 AI 산업발전과 글로벌 안보의 중요성을 반영한 결과로 향후 중국 첨단 AI산업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스마트 경제 신형태’를 조성해 미래 첨단산업을 선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 경제 신형태는 AI 기술을 전 산업으로 확대해 새로운 AI 응용산업, 사업모델을 육성해 중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가고, 미국과의 실전 AI 전략경쟁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숨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2025년 8월 발표된 'AI 플러스 행동방안'에서 언급된 실행 단계별 목표 실현을 위한 기술적 고도화와 응용 범위를 구체화했다고 볼 수 있다. AI 플러스 행동방안에서는 △2027년 AI와 6대 중점 분야 육성과 신형 지능형 단말 및 에이전트 보급률 70% 이상 △2030년 AI 전면적 고품질 발전 구현, 보급률 90% 이상 달성, 스마트 경제를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 △2035년 스마트 경제·스마트 사회 진입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스마트 경제 신형태의 핵심 내용은 AI 플러스 고도화·확대, 주요 산업 분야의 AI 상업화·규모화 응용 추진, AI 네이티브 신업종·신모델 육성, 데이터 요소 기초제도 정비, AI 거버넌스 완비로 귀결된다. 스마트 경제 신형태 조성의 방향은 크게 2가지 내용으로 요약된다. 우선, 생산방식에서 ‘로봇이 인간을 돕는 방식’에서 ‘인간과 기계 함께 협업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피지컬 AI(具身智能)와 휴먼노이드 로봇(人形机器人)이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산방식의 전환과 효율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휴먼노이드 로봇의 오작동으로 인한 인간 공격, 원격 조정 시스템의 해킹에 의한 로봇 폭력성 문제 등이 최근 이슈로 부각되면서 안정성과 표준화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발 빠르게 산업 생태계 안전과 표준화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공업신식화부 휴먼노이드 로봇과 피지컬AI 표준화기술위원회가 지난 2월 28일 최초로 <휴먼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 전 산업 생태계 관련 표준체계(2026년)>를 발표하면서 관련 산업의 시장화, 규범화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그다음은 AI 에이전트 기술과 산업 육성을 통해 의료·금융·농업·제조·교육 등 전통 산업 영역으로 AI 대규모 응용 범위를 확대해 AI 상용화, 산업화를 가속화 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국가 AI산업 투자펀드와 지방정부 투자자금을 바탕으로 오픈소스 개발과 관련 플랫폼을 구축해 무료 혹은 적은 비용으로 중소기업들이 대형언어모델(LLM)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 기반 다양한 산업군의 우수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미래 첨단산업 강국의 초석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15.5 규획 기간 중국은 과거 전통제조 대국에서 스마트 제조강국으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 스마트 경제는 AI기술을 기반으로 산업간 경계를 허물어 산업간 융합을 가속화하고, 첨단제조역량을 확대해 중국경제의 고품질 발전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점차 진화되고 있는 중국 첨단산업 육성과 변화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에서 경제통상전문관을 역임했다. 미국 듀크대(2010년) 및 미주리 주립대학(2023년) 방문학자로 미·중 기술패권을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한중연합회 회장, 산하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더차이나> <딥차이나> <미중패권전쟁에 맞서는 대한민국 미래 지도, 국익의 길> <알테쉬톡의 공습> 등 다수가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