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가보지 않은 길' 열린 노동시장…당분간 혼란은 불 보듯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법 2·3조 현장 안착을 위한 공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당분간 노동시장의 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면서 노동시장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사용자성)과 구조적 통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9일 공포된 노란봉투법은 공포 6개월이 지난 10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다면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노동부의 입장이다. 근로시간이나 작업 방식, 임금 등에 대해 구조적으로 통제하는 경우 원청이 하청 노동자와 교섭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법 시행 이후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사업자의 사용자성을 둘러싼 분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소속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청의 사용자성에 대한 첫 판단은 이르면 4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에서는 사용자 범위 확대에 따라 원청 기업의 교섭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노동계가 교섭을 요구할 경우 노사 간 갈등과 분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노사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갈등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노사 간 대화를 제도화해 원·하청 간 격차와 갈등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 노사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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