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중동 현장을 다수 운영 중인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현지 인력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피해 여부를 점검하는 동시에 출장·휴가를 통제하는 등 외부 이동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E&A, 삼성물산 등은 중동 정세 불안 확대에 따라 내부 비상상황 매뉴얼을 재점검하고 현장별 안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회사는 현지 파견 인력의 출장과 휴가를 중지하거나 외부 이동을 자제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
다만 업계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수행 중인 중동 프로젝트 가운데 이란 내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파악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인명·물적 피해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에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지만, 이란과의 거리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공사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국·이란의 추가 확전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공유된 지침을 유지하고 있다”며 “신변 안전 유의사항 전파, 자사·현장 비상 상황 대응 계획 수립, 국가별 동향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E&A는 사우디 파딜리 가스 증설 사업과 카타르 에틸렌 저장 설비 사업 등을 수행 중으로, 중동에서 확전 가능성 등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E&A 관계자는 “관계당국과 긴밀히 연락하면서 현장에서 비상대응체계를 운영 중”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역시 이라크 등지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금까지 접수된 피해 보고는 없지만 하늘길이 막혀 출장과 휴가 등에 일부 차질이 생긴 상황”이라면서도 위기상황 비상대책이 잘 마련됐다고 전했다.
건설사들이 더 민감하게 보는 지점은 ‘간접 변수’다. 중동 비중이 큰 해외 수주 구조에서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 국제 유가 급등,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항공·물류 차질이 동시다발로 나타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두바이·도하 등 중동 주요 공항 운영 차질이 거론되며 기업들의 출장·물류 계획 전반에 경계감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제 유가와 환율은 수주 환경과 원가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유가가 급등하면 산유국 재정 여력 확대로 플랜트·인프라 발주가 늘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긴장 고조가 장기화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발주 일정이 늦춰지거나 투자 결정이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라며 “현재는 피해가 없지만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만큼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가 호르무즈 해협 등 물류 요충지 리스크로 번질 경우 자재 조달, 인력 이동, 공정 관리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사들은 당분간 현장별 비상연락망과 대피·의료 체계를 재점검하고, 항공 노선과 물류 동선 변화에 따른 일정 리스크를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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