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빗장 풀고 바가지 즉시 퇴출… 외래객 3000만 유치 대수술

  •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가관광전략회의… 외래객 3000만명 시대 2029년 조기 달성

  • 출입국 규제 완화부터 대규모 펀드 조성, 명소 발굴 등 관광 생태계 전반 체질 개선 주력

  • 숙박 진흥 문체부로 일원화해 품질인증제… 전국에 '제2 황리단길' 30곳 조성

  • 바가지 '즉시 영업정지' 무관용… 2027~2029년 '한국방문의 해' 글로벌 마케팅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K-컬처의 글로벌 확산에 발맞춰 2030년 목표였던 '외래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2029년으로 앞당겨 달성하기 위한 초강수를 던졌다. 인도네시아 단체객 무비자 입국 등 빗장을 과감히 풀고 지방공항 국제선을 대폭 늘려, 기형적으로 수도권에 편중된 관광 지형을 지역 중심으로 전면 재편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25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방한관광 대전환 및 지역관광 대도약' 대책을 발표했다. 15개 관계 부처가 칸막이를 허물고 합작한 범정부 프로젝트로, 출입국 규제 완화부터 대규모 펀드 조성, 명소 발굴 및 숙박 체계 전면 개편 등 관광 생태계의 체질을 뜯어고치는 전방위 지원 방안을 총망라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K-컬처의 글로벌 파급력을 실제 방한 수요로 연결해, 관광을 대한민국의 핵심 국가 전략 산업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기존 서울 중심의 양적 팽창에서 벗어나, 전국 단위의 인프라 확충과 지역 고유 콘텐츠 발굴을 통한 질적 대전환을 주문했다.

특히 "내수 관광 활성화가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직결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최대 방한에도 수도권 81.7% 쏠림… '구조적 한계'에 메스

정부의 상황 진단은 냉정했다. 2025년 방한객은 1894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 중 81.7%가 수도권에만 머물렀다. 외국인 관광 수요가 서울 등 거대한 상권에 집중하면서, 다수의 지방 도시는 관광 소비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내국인 지표 역시 심상치 않다. 국민 1인당 국내 평균 여행 일수는 2019년 12.9일에서 2024년 9.7일로 급감했다. 국내 여행을 기피하는 불만족 요인으로는 '높은 관광지 물가'(45.1%)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특색 있는 지역 관광 콘텐츠 부족'(19.4%)이 뒤를 이었다. 이에 정부는 '접근성 혁신'과 '매력 및 신뢰 회복'으로 정책의 판을 새로 짰다.
 

비자 빗장 풀고 지방공항 '인바운드 거점' 전환

가장 먼저 방한의 최대 진입 장벽인 비자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인도네시아 3인 이상 단체 관광객에게 무비자 입국을 시범 시행하고, 중국과 베트남 일부 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10년 복수비자 발급을 추진한다.

중국 및 동남아 11개국 대상 유효기간 5년 복수비자는 기존 발목을 잡던 '2016년 1월 28일 이전 방문 경력만 인정' 조건을 전면 폐지했다. 주요 6개국 단체관광객의 비자 발급 수수료 면제 조치도 올해 12월까지 연장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직접 유입시키기 위해 김해, 청주 등 지방공항의 국제선 슬롯을 확대해 인바운드 노선에 우선 배정한다. 신규 취항 항공사에는 마케팅비 지원과 공항시설사용료 감면 혜택을 제공하며, 충청·강원권 등 4개 노선에 심야 공항버스를 신설해 입국자의 지역 이동 편의를 대폭 높인다.

'기차둘레길'과 숙박업 일원화로 지역 체류 유도

목적지만 짧게 방문하는 당일치기, 이른바 '퀵턴(Quick-turn)' 여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코리아 기차둘레길'을 핵심 인프라로 추진한다. 기차역과 인근 관광지, 숙박, 렌터카를 묶어낸 국토 순환형 여행벨트로, 올해 인구감소지역 27개를 포함해 기초지자체 40곳을 잇는 경전선 중심의 '남도 기차둘레길'을 시범 가동한다.

지역의 볼거리를 채워 넣는 소프트웨어 혁신도 속도를 낸다. 국민과 전문가가 직접 명소를 뽑는 '대한민국 명소발굴 100×100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노후화된 진입로와 상권으로 매력이 떨어진 명소를 경주 황리단길처럼 재단장하는 '명소재생 30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콘텐츠의 매력을 끌어올린다.

입국 3000만명 시대에 걸맞은 양질의 체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분산됐던 숙박 진흥 체계도 문화체육관광부로 일원화하고, '숙박업 품질인증제'를 도입한다. 고택·사찰 등을 세련된 숙박 시설로 탈바꿈시키는 '한국형 파라도르' 모델을 중점 육성해 차별화된 체류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이부진 한국방문의해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이부진 한국방문의해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가지 적발 즉시 영업정지… 반값 지원·1조2000억원 펀드로 내수 자극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초강도 대책도 가동한다. 정부는 바가지요금 적발 시 '즉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무관용 원칙을 철저히 적용한다. 또한 자율요금 사전신고제 성격의 '바가지 안심가격제도'를 도입하고, 부당 운임 적발 시 택시 자격을 즉시 정지하는 등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한다.

내국인의 지역 방문을 촉진하기 위한 재정 지원도 병행한다. 올해 4월부터 인구감소지역 방문 시 여행 경비의 50%(1인 최대 10만원)를 환급해 주는 '지역사랑 휴가지원(반값 여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근로자·기업·정부가 휴가비를 공동 적립하는 제도는 내년부터 중견기업 근로자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지역화폐와 연계해 실질적인 상권 소비를 유도한다.

낙후된 지역 관광 인프라 개선을 위해 민간 자본 유치도 본격화한다. 정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지역관광 활성화 펀드'를 새롭게 조성한다. 동시에 4·5성급 고급 관광호텔에 부과하던 교통유발부담금 계수를 기존 2.62에서 1.64로 대폭 낮춰 기업들의 투자 장벽을 허문다.

이러한 전방위적 혁신을 바탕으로 정부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를 '한국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대규모 글로벌 마케팅에 돌입한다. K-컬처 열풍을 실제 방한 수요와 내수 경제 활성화로 확고히 연결 짓겠다는 방침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재를 대한민국 관광의 비약적 성장을 끌어낼 골든타임으로 보고 범부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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