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판결 후폭풍] 품목 관세 여전히 유효…韓 대미투자 계획대로 추진

  • 반도체·바이오 등 품목 관세 확대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마주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마주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한국 정부가 약속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는 계획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자동차와 철강 등에 적용되는 품목 관세가 여전히 유효한 데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주력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전날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대미 투자 프로젝트 후보 선정 절차를 중단 없이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신속한 이행을 위해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일본이 오하이오주 가스 화력발전소와 조지아주 합성 다이아몬드 설비 등 360억 달러(약 52조원) 규모의 1호 프로젝트를 확정한 상황에서, 사업성이 높은 현지 프로젝트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공을 들이는 발전·에너지·핵심 광물 분야를 중심으로 세부 투자 일정을 조율 중이다.

국회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미투자특별위원회는 예정대로 오는 24일 입법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야는 다음 달 5일 본회의를 열어 특별법을 처리하고, 활동 기한인 다음 달 9일 이전까지 모든 입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통상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의 김정관 장관은 전날 미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한미 관세 합의 이행과 관련해 그간 미국 측과 긴밀히 진행해 온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산업부는 23일에도 김 장관 주재로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어 상호관세 무효 판결이 국내 업종별로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한국이 먼저 대미 투자 계획을 수정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글로벌 관세’를 10%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를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며 기존의 강경한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수입 라이선스 수수료 등을 거론하며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대미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기존 합의에 대한 재협상을 시도할 경우, 오히려 관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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