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판결 후폭풍] K푸드·뷰티, '최악' 면했지만…트럼프 어느 장단 맞춰야 하나

  • '25% 부과 시나리오'는 피해

  • 라면 등 수출품 가격 경쟁력 직결

  • 기업들, 미국 현지생산 체제 강화

에이피알이 미국 타임스퀘어 내 메디큐브 옥외 광고를 진행한 모습 [사진=에이피알]
에이피알이 미국 타임스스퀘어에서 메디큐브 옥외 광고를 하고 있다. [사진=에이피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단한 미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국내 식품·뷰티 기업들이 일단 한숨을 돌렸다. 다만 판결 직후 관세율을 다시 조정하겠다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무역 불확실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열풍을 타고 대미 수출을 확대해 온 주요 식품·뷰티 기업들은 상호관세 무효화 판결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산 제품에 적용되는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며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졌던 만큼 '최악의 25% 시나리오'는 일단 피했다는 평가다.

업계가 관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라면·소스류·가공식품, 화장품 등 주요 수출 품목은 관세가 오르면 현지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가격을 올리면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해야 하는 시점에서 판매 감소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반대로 가격 인상을 억제하면 기업이 관세 부담을 직접 떠안게 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국회 예산정책처는 대미 관세가 10%포인트 상승하면 음식료품 수출액이 최대 14.3%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미국은 국내 기업들이 놓칠 수 없는 최대 전략 시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전체 수출액 136억 달러 가운데 미국 비중은 18억 달러(13.2%)로 국가별 1위를 기록했다. K-뷰티도 마찬가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 114억 달러 중 미국이 22억 달러(19.1%)로 수출 최대 시장으로 올라섰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25% 인상이 현실화하면 가격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며 "당장 최악 상황은 면하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풀무원 풀러튼 두부공장 전경 사진풀무원
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 풀무원 두부공장 [사진=풀무원]

다만 상호관세 무효화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리스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법 판결 이후 글로벌 10%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불과 몇 시간 만에 다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며 혼선을 키웠다. 하루 사이 관세율이 10%와 15%를 오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에 기업들은 미국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해 관세 그물망을 피하는 '정면 돌파'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제1·2공장을 가동 중이며, 풀무원은 동부 매사추세츠주 아이어와 서부 캘리포니아주 풀러턴 등에 공장을 운영하며 올해 1분기 중 생산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사우스다코타주에 자회사 슈완스 공장을 건립 중이다. SPC 파리바게뜨는 텍사스에 신규 생산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뷰티업계 역시 북미 현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제2공장을 준공해 가동하며 연간 3억개 생산이 가능한 북미 최대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지를 갖췄다. 코스맥스 또한 기존 오하이오 공장을 뉴저지 공장에 통합, 연간 1억3000만 개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며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간 선거가 열리는 11월까지는 미국 통상 정책이 극심한 불확실성 국면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은 10~15% 관세를 기본 값으로 두되 최악의 시나리오인 25%까지 상정한 복수의 컨틴전시 플랜(비상 대응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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