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월가가 먼저 읽고 있는 신호…AI가 부르는 업종별 생존 게임

뉴욕증시가 ‘AI 공포’ 영향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2일에는 기술주뿐 아니라 금융, 물류, 부동산 서비스까지 동반 하락했다. 표면적으로는 하루의 급락이다. 그러나 본질은 다르다. 시장은 이제 AI를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산업 재편의 변수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최근 흐름은 분명하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AI 도구 확산으로 기존 수익모델이 흔들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산관리와 금융 서비스는 전문가 중심의 ‘고수수료 구조’가 도전받고 있다. 물류 중개업은 알고리즘 최적화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컨설팅 역시 정보 비대칭을 무기로 삼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AI는 특정 산업의 기술 혁신이 아니다. ‘지식과 중개’를 먹고 사는 산업 전반을 재정의하는 힘이다. 과거 자동화가 생산직을 바꿨다면, 이번에는 화이트칼라 영역이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섰다. 보고서 작성, 분석, 설계, 상담, 추천, 중개. 인간의 전문성을 전제로 한 비즈니스 모델이 압박받고 있다.

반대로 AI로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필수소비재와 실물 기반 산업은 충격이 제한적이다. 시장은 이미 구분을 시작했다. ‘AI에 의해 대체될 산업’과 ‘AI를 도구로 삼을 산업’의 분화다.

이것이 트렌드의 핵심이다. 공포가 아니라 선별이다.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릴 기업은 살아남고, 기존 수익 구조에 안주하는 기업은 빠르게 도태될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속도다. AI의 확산 속도는 과거 디지털 전환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그래픽  노트북LM
그래픽 : 노트북LM


기업의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조건이 됐다. 단순한 비용 절감형 AI 도입으로는 부족하다. 사업 모델을 재설계하고,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데이터 자산을 전략 자산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AI를 쓴다’가 아니라 ‘AI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수준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무조건적인 규제 강화나 산업 보호는 답이 아니다. 전환 충격을 줄이되, 혁신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교육, 재훈련, 규제 예측 가능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

AI는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현재의 압력이다. 시장은 이미 산업별 영향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하락은 일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산업 재편이라는 큰 흐름은 되돌리기 어렵다.

준비된 기업은 기회가 되고, 준비하지 못한 기업은 위험이 된다. AI는 이제 옵션이 아니다. 생존의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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