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용 통계의 특징은 분명하다. 고령층 취업이 전체 수치를 떠받치고 있는 반면, 청년과 중년층의 고용 기반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숫자만 보면 고용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노동시장의 허리가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고용의 ‘양’과 ‘질’, 그리고 ‘구성’이 동시에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20대 고용 부진은 더 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문제는 그 원인이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공개채용을 줄이고 경력·수시 채용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청년층은 노동시장에 진입하기도 전에 경력을 요구받는다. 교육과 훈련, 채용 방식이 서로 맞물리지 못한 채 각자 작동하면서 청년들은 첫 일자리 문턱에서 장기 대기 상태에 놓여 있다.
40대 고용 부진은 더 무겁다. 이들은 소비와 부채, 자녀 교육을 동시에 떠안은 세대다. 이 연령층의 고용 불안은 곧바로 내수 위축으로 연결된다. 산업 구조조정이나 기업 비용 절감 과정에서 40대는 가장 먼저 조정 대상이 되기 쉽다. 재취업 시장은 좁고, 임금 조정 역시 쉽지 않다. 40대 고용 문제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거시경제 안정성과 직결된 사안이다.
이 같은 고용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우려되는 지점은 분명하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이 늘어나고, 중산층의 기반은 약해진다. 일자리가 없는 성장은 소비와 세수를 동시에 제약하며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갉아먹는다. 고용 문제를 뒤로 미룰수록 그 비용은 더 커진다.
그럼에도 고용 정책은 여전히 단기 수치 관리에 머물러 있다. 취업자 수 증감에 일희일비하는 사이, 노동시장 구조에 대한 근본적 처방은 뒤로 밀려나 있다. 청년 고용 대책은 지원금 중심에서 벗어나 진입 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기업의 경력직 선호를 문제 삼기보다, 첫 일자리에서 실제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훈련과 채용을 연결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40대에 대해서는 재취업과 전직을 전제로 한 정책이 요구된다. 단순한 직업훈련이 아니라 산업 수요와 연결된 전환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디지털·그린 전환 과정에서 배제되는 인력이 아니라 변화의 일부로 흡수하는 전략 없이는 중년층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 임금 보조와 고용 유연성에 대한 논의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
산업 정책과 고용 정책의 분리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감소를 ‘불가피한 구조조정’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공공 투자와 민간 투자가 결합된 프로젝트를 통해 고용 충격을 완충하고, 중소·중견기업이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책 평가의 기준 역시 성장률이나 수출 실적이 아니라 고용 유발 효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
고용은 결과이자 출발점이다. 일자리가 흔들리면 성장도, 재정도, 사회 안정도 함께 흔들린다. 지금 나타나는 고용 지표의 이상 신호를 단순한 경기 부진으로 넘긴다면, 문제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고용 문제를 다시 경제 정책의 중심으로 끌어올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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