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평생 해온 게 연극이니, 그래서 하는 거예요. 밥 먹는 거나 마찬가지죠.”
배우 신구(89)는 10일 서울 혜화동 놀(NOL)서경스퀘어에서 열린 연극 ‘불란서 금고’ 제작발표회에서 “어쨌든 살아있고 또 숨을 쉬고 있으니, 평생해 온 일을 계속해야 한다”며 무대에 서는 이유를 이처럼 밝혔다.
그는 “해보려고 하는데 여의치 않은 점이 있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이순재 씨가, 내가 형님이라고 부르던 분이 돌아가셨다”며 “이제는 위로 모실 분이 안 계신 것 같아, 아쉽기 짝이 없다”고 덧붙엿다.
‘불란서 금고’는 장진 감독이 10년 만에 집필한 신작 희곡이다. 금고를 열기 위해 벌어지는 하룻밤의 소동을 그린 작품으로, 별다른 시놉시스 없이 작품 구상이 시작됐다.
장 감독은 “오직 신구 선생님을 무대에 모시고 싶다는 소박한 꿈에서 작품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작년 5월 국립극장에서 선생님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고 소름 끼칠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왜 그동안 선생님을 무대에 모시지 못 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죠. 되든 안 되든 선생님을 무대에 모시자는 생각으로 썼어요. 신구 선생님의 음성을 기억하며, 신구 선생님이 ‘이 대사를 말하면 어떨까’ 생각하며 작품을 썼죠.”
장 감독은 지난해 9월 중순 작품을 탈고한 뒤 바로 다음 날 출력한 따끈따끈한 대본을 신구에게 전달했다. 그는 "한 달여 뒤 선생님 생신 자리에서, 고량주를 한두잔 드신 뒤 ‘그냥 하는 걸로 하자’고 답해주셨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신구는 출연을 결정한 후 스스로를 ‘무대에 오를 수 없는 몸’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우려했다.
그는 “몸이 신통치 않다”며 “노욕으로 하겠다고 한게 아닌가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든 이를 극복해서 작품에 누가 안되려고 고심하고 있다”며 "몸이 마음대로 안된다”고 토로했다. “내 마음대로 몸을 이용할 수 없으니 힘들어요. 이 나이되니 외웠던 대사도 잊어버리네요. 돌아서면 잊어요. 나이 먹으니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이번 작품은 그에게 각별하다. "불란서 금고는 살아있는 이유"라고 장 감독에게 문자를 보냈을 정도. 장 감독은 "걷는 것부터 시작해 집안에서 연습을 위한 준비를 몇 달동안 하셨다"며 "불란서 금고가 당신께서 살아계시는 이유라는 문자를 받으니, 저희가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제가 만나본 중 기준점이 가장 높으신 분”이라며 “연습실에서도 자리를 좀처럼 뜨지 않고 항상 펜을 들고 다른 배우에게 주는 디렉션까지 꼼꼼히 기록한다”고 전했다.
한편, 불란서 금고는 3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놀 서경스퀘어 스콘 1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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